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이 인도네시아 전기차 충전기 법정계량 제도와 시험소 구축을 지원하는 800만달러 규모 ODA 사업에 착수했다. 한국형 시험·인증체계를 현지 정부에 전수하는 첫 사례로, 국내 전기차 충전기 기업의 동남아 수출 확대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이번 사업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빠르게 늘어나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품질과 요금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KTC는 한국계량측정협회(KASTO)와 컨소시엄을 꾸려 2029년 말까지 △법정계량 제도 개선 △전문 인력 양성 △시험소 구축 및 장비 조달 △운영체계 수립 등을 총괄한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니켈 매장량 42%를 보유한 자원 강국이자 연간 100만대 규모의 자동차 시장을 가진 거대 신흥시장이다. 전기차 보급은 2021년 2000대 수준에서 올해 3만대로 급증했으며, 2030년 200만대 보급을 목표로 정책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공공 충전소(SPKLU)도 현재 3700기에서 2030년 3만기 이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충전 인프라도 확산하면서 충전량 측정·요금 산정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계량 체계 요구도 커졌다. 이에 KTC는 한국의 법정계량 노하우를 기반으로 형식승인·검정 장비 45종 61건을 구축하고, 시험·인증 절차 교육을 통해 전문가 105명을 양성한다. 장비 운용, 시험소 운영계획 등 지속 가능한 시스템도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KTC는 이번 사업을 계기로 국내 전기차 충전기 제조사의 인도네시아 수출 과정에서 발생해온 시험·인증 장벽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전기이륜차 분야까지 협력을 확대하고, 수소·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국제 협력으로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안성일 KTC 원장은 “한국형 법정계량 및 시험인증 역량을 해외 정부에 전수하는 첫 사례로 큰 의미가 있다”며 “아세안 국가들과의 기술협력을 강화해 한국의 시험인증 체계를 글로벌 표준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말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