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12.3 비상계엄 사태 진상 규명을 명분으로 '2차 종합특검' 추진을 본격화하자, 국민의힘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겨냥한 '쌍특검' 카드를 꺼내 들며 특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격화되고 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종료된 내란 특검 수사 결과와 관련해 “관련자 기소와 사실 규명, 책임 구조의 윤곽까지 의미 있는 성과를 남겼다”면서도 “아직 남은 과제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란의 기획·지휘 구조와 윗선 개입 여부 등 핵심 쟁점 가운데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있다”며 “그 물음의 무게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수사가 미진했던 부분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당 입장에서는 3대 특검에서 규명되지 못한 사안을 종합해 2차 종합특검을 해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종합특검 추진 방침을 분명히 한 배경에는 '확실한 내란 청산'을 요구하는 지지층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으로 흐트러진 대야 공세 구도를 재정비하고, 정국의 초점을 다시 '계엄 책임론'으로 돌리려는 포석이라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12월 임시국회 본회의가 오는 24일까지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종합특검법안의 실제 처리는 내년 1월 임시국회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물리적으로 연내 처리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주 상황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현재로선 그렇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과 민중기 특별검사의 통일교-더불어민주당 유착 사건 은폐 의혹을 동시에 수사하는 이른바 '쌍특검' 법안 내용을 공개하며 민주당을 향한 특검 수용 압박에 나섰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통일교-민주당 게이트 특검법'과 '민중기 특검에 대한 특검법' 등 2건의 특검법 준비를 마쳤다며 “준비된 특검 법안을 바탕으로 개혁신당을 비롯한 야당과 즉각 협의에 들어가겠다. 야당과 긴밀한 조율을 거쳐 조만간 공식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공개된 특검법에는 대통령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가 특별검사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고, 대통령이 기한 내 임명 절차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임명된 것으로 간주해 특검 출범을 지연하거나 방해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특별검사에게 충분한 인력과 권한을 부여하고, 수사 기간은 최대 150일까지 보장하되 수사 기간 공소시효를 정지해 '시간 끌기 수사'를 차단하도록 했다.
수사 대상에는 △통일교-민주당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민중기 특검의 수사 은폐·조작 의혹 △대통령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 간 회동 및 로비 의혹 △양평군 공무원 사망 사건 관련 의혹 △민중기 특검의 자본시장 교란 의혹 등이 포함됐다. 다만 통일교 연루 의혹을 받는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에 대한 수사는 법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금주 중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와 특검법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최수진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과 개혁신당을 합쳐도 민주당이 반대하면 특검법 통과가 어렵지만, 국민 여론이 형성되면 민주당도 이를 외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검 필요성을 국민에게 충분히 알리겠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