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CCTV 렌털' 상반기 허용…중소 통신공사 업계 반발

국토부 “최신 보안서비스 혜택
장기수선충당금 부담도 줄여”
협회 “임차인에 관리 비용 전가
대형업체 중심 시장 잠식 우려”

'아파트 CCTV 렌털' 상반기 허용…중소 통신공사 업계 반발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상반기 공동주택 폐쇄회로TV(CCTV) 임차(렌털)을 허용하겠다고 예고하며, 통신공사 업계가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이용자 선택의 폭을 넓힌다는 정책 취지를 강조하지만, 통신공사 업계는 관리비 상승과 함께 중소 CCTV 공사업체가 설 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3일 정부기관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업계 의견 수렴을 마치고 상반기 시행할 방침이다.

개정안의 핵심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CCTV 설치·관리를 렌털 방식으로도 허용한 것이다.

기존 공동주택관리법 상 CCTV는 보안·방법 시설로 분류, 장기수선계획에 반영하고 장기수선충당금으로 집행해야 한다. 즉, CCTV를 소유주와 관리주체가 지속적으로 유지보수해야 하는 아파트의 자산으로 인식한다.

개정안은 CCTV를 자산으로 인식하지 않고, 관리비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도록 한다. 신축 혹은 노후 아파트의 경우 장기수선충당금이 부족해 CCTV 초기 도입 비용 부담이 크고, 기술 발달에 따라 최신 제품을 주기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입주민 요구가 커지면서 렌털 방식을 허용하겠다는 취지다.

정부의 개정 예고에 그동안 아파트 CCTV 설치·운영·유지보수를 업으로 삼던 중소 통신공사 업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정보통신공사협회는 지난달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와 동시에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통신공사협회는 렌털이 허용되면 입주민의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대기업 중심으로 CCTV 시장이 재편돼 중소업체의 생존권이 위협받는다고 주장한다.

아파트의 자산관리 개념으로 유지되어 온 CCTV 설치 공사와 관리 수요가 상당 부분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다. 현재 공동주택 CCTV 설치, 관리 공사는 90% 이상 중소기업이 맡고 있다. 시장 규모는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CCTV 렌털이 본격 허용될 경우 에스원 등 전국 단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대형 물리보안 업체 중심으로 시장이 전면 재편될 가능성이 있는 게 업계 분석이다.

또, 통신공사협회는 장기적인 관리비 상승 우려도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유주가 납부하는 장기수선충당금이 아닌 경비비나 일반관리비 항목으로 렌털비가 부과될 경우 전월세 세입자까지도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 자산 가치를 높이는 시설 투자비를 실거주자인 임차인에게 매달 관리비 형태로 떠넘기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한다.

통신공사협회는 국토부가 강행 의지를 보일 경우 주무부처는 물론 법제처에도 법안 시행을 보류해 달라고 설득할 방침이다. 통신공사협회 관계자는 “렌털 방식은 할부 이자와 관리 수수료가 포함돼 전체 운영 기간을 놓고 보면 직접 구매 방식보다 총비용이 높게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입주민의 월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이 저가 공세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우려도 크다”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입주민의 선택권 보장과 안전”이라며 “현재 다수의 입주자들은 최신 보안 기술을 활용하고 싶어 하며 이 정책 수요에 따라 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