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과 삼성전자가 오는 5월 공개할 차세대 혼합현실(XR) 글래스의 핵심 앱 개발에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 콘텐츠를 넘어 제조·의료·유통 등 산업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함께 준비해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각국 주요 앱 개발사와 비밀유지계약(NDA)을 체결하고 XR 글래스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하고 있다. 소비자용(B2C) 서비스뿐만 아니라 산업 현장 활용을 겨냥한 기업간거래(B2B) 앱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구글과 삼성전자는 오는 5월 열리는 구글 개발자회의(I/O)에서 XR 글래스 주요 기능과 앱 활용 사례를 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XR 시장 승부가 '기기' 자체 성능보다 '서비스'에서 갈릴 것이라고 판단하고, 초기부터 대규모 앱 생태계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출시된 XR 헤드셋과 XR 글래스는 일부 기업과 협업해 제한적인 활용 사례를 시험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구글은 글로벌 개발사 가운데 기술 경쟁력이 높은 기업을 선별해 XR 글래스 생태계에 편입시키고 있다. 개발사들은 미국 본사에서 개발 키트를 직접 수령한 뒤 본국에서 앱을 개발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XR 글래스 앱 개발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내 기업 가운데서는 카카오가 구글 XR 생태계 참여 사실을 공개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분야 국내 기업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과 삼성전자의 XR 글래스는 제미나이 기반의 자연어 인터페이스와 증강현실(AR) 정보 제공 기능이 핵심이다. 별도 단말 없이 안경 화면에 길 안내를 AR 영상으로 제공하고 음성 명령으로 다양한 기능을 실행할 수 있다.
특히 산업 현장 활용을 겨냥한 서비스가 다수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 분야에서는 음성인식 기반 전자의무기록(EMR) 작성 기능을 XR 글래스에 탑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의료진이 진료 중 음성으로 기록을 남기고 환자는 XR 글래스를 이용해 병원 내 시설 안내를 받을 수 있는 형태다.
제조 현장에서는 안전관리, 작업 지시, 장비 관리, 자재 추적 등 생산 공정 전반에 XR 글래스를 활용할 수 있는 앱이 개발되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는 물류 관리와 매장 내 결제 기능을 XR 글래스에서 처리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몰입형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감상 기능도 포함될 전망이다.
개발사들 사이에서는 구글과 삼성전자의 XR 글래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애플과 메타가 먼저 시장을 열었지만 구글-삼성 XR 글래스는 기술 완성도와 서비스 확장성에서 훨씬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며 “새로운 사용자경험(UX)을 제공하는 다양한 앱이 동시에 등장하면 XR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