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10일 시행…대규모 교섭 요구에, 노사 분쟁 장기화 우려

작년 9월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작년 9월 3일 울산시 북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열린 현대차 노조의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난항으로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소위 '노란봉투법'이 10일 시행된다. 노동계가 원청을 상대로 하청 노동자들의 대규모 교섭 요구를 예고한 가운데, 노사 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최근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는 원청에 대한 결의대회와 7월 15일 총파업 계획을 밝혔다.

노란봉투법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을 강화하고 노동쟁의 범위를 넓히는 동시에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도록 한 것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 지침에서 창구 단일화 원칙·구조적 통제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이 당초 취지와 달리 현장에서 사용자 책임을 좁히고, 노동자 교섭권을 제약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특히 하청 노조 비중이 큰 민주노총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동시에 원청에 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겠다며 교섭을 회피하는 사용자에 대한 강력 투쟁을 예고했다. 민주노총 산별노조인 금속노조·공공운수노조 등에선 이미 수십개 하청 사업장의 노동자 수만명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 요구 공고문을 발송했다.

반면 경영계에서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 사용자 범위 확대로 인한 원청의 교섭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쟁의 범위 확대에 따라 기업 경영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장의 갈등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매뉴얼을 마련하고 관련 절차를 점검하며 사실상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일부 노동계는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 여부와 무관하게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성이 인정되지 않은 교섭 의제에 대해서도 교섭을 요구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노사 간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호소했다.

아직 법 시행 전임에도 하청노조가 원청이 교섭에 나올 것을 요구하며 사업장 점거 농성을 하는 등 불법적인 실력행사를 통해 회사를 압박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가 원청기업과의 단체교섭에서 사용자성이 인정된 범위 외의 무리한 요구를 내세우거나 이를 관철하기 위한 불법행위는 자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시행을 앞두고 노사 양측으로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9일 간부회의를 열어 개정 노조법 시행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조법은 원·하청 구조에서 원청이 실제 결정하는 근로조건에 대해 원청과 하청 노동자들 간 대화를 통해 근로조건 개선 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제도”라며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갈등 상황을 지나치게 우려하기보다는 노사 간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