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박건영의 셀프 입시]⑤언론(미디어학)으로 가는 생기부

‘말하는 사람’이 아닌 ‘만드는 사람’ 원한다
박건영 이투스에듀 센터장.(사진=이투스에듀)
박건영 이투스에듀 센터장.(사진=이투스에듀)

입시 현장에서 만나는 언론·미디어학 희망 학생들의 생기부에는 공통된 오류가 있다. '기자가 되고 싶어서', '영상 제작이 좋아서', '소통을 잘해서'라는 동기는 넘쳐나는데, 학문적 탐구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교과 세특에 '유튜브를 분석했다'는 한 줄은 있어도, 왜 그 미디어가 그런 방식으로 작동하는지, 어떤 이론으로 해석했는지는 없다.

언론·미디어학은 사회과학이다. 커뮤니케이션학, 저널리즘, 미디어 비평, 문화연구가 교차하는 복합 학문이다. 생기부에 이 학문의 결을 담는 방법은? 그 해답이 이 칼럼의 목표다.

미디어학과에서 배우는 것 - 합격자들은 학과 이해에서 생기부 방향을 찾았다

많은 학생이 언론학과에 진학하면 '기사 쓰는 법'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다. 실제 커리큘럼을 보면 다음과 같은 영역이 펼쳐진다.

① 커뮤니케이션 이론-의제설정이론, 침묵의 나선, 프레이밍, 미디어 의존이론. 미디어가 개인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론으로 설명한다.

② 저널리즘과 미디어 윤리-팩트체킹, 취재 윤리,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의 충돌, 가짜뉴스(허위정보) 문제. 단순 글쓰기가 아닌 공적 커뮤니케이션의 책임을 다룬다.

③ 디지털 미디어와 플랫폼 경제-알고리즘이 뉴스 소비에 미치는 영향, 소셜미디어의 필터링 이슈, 플랫폼 자본주의와 콘텐츠 생산자의 관계 등을 배운다.

합격한 학생의 생기부에는 이 영역 중에 최소 한 개 이상의 흔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관심이 있다”는 수준이 아니라, 이론을 적용해 분석한 탐구의 과정이었다.

교과 세특-학생들은 ‘분석의 언어’를 많이 사용했다

언론·미디어학 지망생의 세특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감상' 수준의 서술이다. “유튜브 쇼츠가 청소년 집중력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 조사했다”는 문장은 주제는 맞지만, 학문적 깊이가 없다. 같은 주제라도 다음처럼 바뀌어야 한다.

“미디어 의존이론을 바탕으로 숏폼 콘텐츠 소비 패턴을 분석했다. 정보 환경의 불안정성이 증가할수록 미디어 의존도가 높아진다는 이론적 전제 아래, 청소년의 쇼츠 소비가 단순 오락을 넘어 정보 정체성 형성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설문과 인터뷰를 통해 탐색했다.“

이론 이름이 들어가고, 그 이론을 왜 적용했는지가 설명되어야 한다. 이것이 분석의 언어다.

[에듀플러스][박건영의 셀프 입시]⑤언론(미디어학)으로 가는 생기부
교과별 연결 전략, 합격생이 들려주는 조언

국어- “솔직히 국어 세특에서 미디어 탐구하기가 제일 자연스러워요. 뉴스 기사 하나 갖고 와서 “이 헤드라인이 왜 이렇게 뽑혔을까?”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시작이 되거든요. 예를 들어 같은 사건을 조선일보랑 한겨레가 어떻게 다르게 제목 붙이는지 비교해 보면, 프레이밍 이론이라는 개념이 자연스럽게 나와요. 이론 이름 하나 붙어있으면 세특 깊이가 확 달라 보이거든요.”

사회·정치- “미디어가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SNS가 왜 사람들을 더 극단으로 몰아가는지, 이런 거에 관심이 있잖아요? 그 관심을 그냥 느낌으로 쓰면 안 되고, 의제설정이론이나 침묵의 나선이론 같은 이론의 언어로 바꿔서 써야 해요. “언론이 뭘 많이 다루느냐가 사람들이 뭘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를 결정한다”는 게 의제설정이론인데, 이걸 알고 나면 뉴스 보는 눈이 완전히 달라지거든요.“

영어- “영어 세특에서 해외 팩트체킹 매체 분석하는 거 생각보다 강력해요. 가짜뉴스 고발같은 사이트 들어가서 이 매체들이 어떤 기준으로 뉴스 사실 여부를 판단하는지 분석하고, 국내 팩트체킹 현황이랑 비교하면 자연스럽게 언론학 탐구가 되는 거예요. 영어 지문 읽고 끝나는 세특이랑은 차원이 다르죠.“

수학·정보- “요즘 언론사들 데이터 저널리즘 엄청 많이 써요. 숫자로 뉴스 만드는 건데, 수학이나 정보 시간에 공공데이터 가져다가 시각화해 보는 탐구를 하면 “나는 디지털 시대 언론인 역량도 있다”는 걸 생기부로 증명할 수 있어요. 코딩이 부족해도 괜찮아요. 데이터를 어떻게 읽고 해석했는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성장하는 생기부 디자인, 합격생의 성장 흐름

1학년-미디어에 대한 문제의식의 형성. “미디어가 왜 중요한가”에 대한 질문이 생기는 시기. 국어나 사회 세특에서 뉴스 리터러시, 미디어 비평의 첫 경험을 기록한다.

2학년-이론과 실제의 연결 탐구. 1학년에서 발견한 문제의식을 이론으로 설명하기 시작하는 시기. 의제설정이론, 프레이밍 이론, 필터버블 개념을 실제 미디어 현상에 적용해 분석한다.

3학년-사회적 맥락과 전공 진로의 연결. 자신이 미디어학을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지가 보이는 시기. 미디어 정책, 저널리즘 교육, 디지털 플랫폼 규제 등 거시적 주제로 탐구가 확장되는 것을 중요시해야 한다.

마무리-언론은 세상을 읽는 방법이다

언론·미디어학을 선택한다는 것은 세상을 해석하고 기록하는 주체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기자가 되고 싶다면, 먼저 세상을 분석하는 훈련을 생기부로 증명하라. 그리고 합격생들의 성장단계를 역순으로 설계하여 자신의 생기부 디자인에 적용해보자.

*필자 주: 이번 칼럼은 '서울대 언론정보, 경희대 언론정보, 동국대 미디어학과'에 합격한 학생과 생기부의 도움을 받아서 작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