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정부가 안보상의 이유로 올해 7월 1일부터 미국과 캐나다 국경을 따라 이어지는 약 14km 구간의 도로를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경을 맞댄 미국 몬태나주와 캐나다 앨버타주는 그 사이를 잇는 도로 '보더 로드'(Border Road)를 통해 80년 넘게 비공식적인 통행이 이어졌다.
도로 부지는 몬태나주에 속하지만 앨버타주 워너 카운티가 유지 관리를 맡고 있어 사실상 미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이용하던 국경지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불법 이민과 마약 밀수 증가를 이유로 이 도로에 대한 폐쇄 결정을 내렸다.
31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워너카운티의 숀 해서웨이 최고 행정 책임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여름 미국 측으로부터 도로 폐쇄 계획에 대해 통보받았다”며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1940년대부터 이용된 이 도로는 지난해 까지만 해도 캐나다인과 미국인이 모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던 곳이다. 실제로 인근에 거주하는 캐나다인 두 명은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이 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이 곳은 무역 경로로도 이용됐다. 캐나다 제조업체 및 수출업체 협회에 따르면 매일 800~1200대의 트럭이 쿠츠-스위트그래스 횡단로를 통과하며, 매년 159억 캐나다 달러(약 17조 2500억원) 상당의 '양방향 무역'이 이 경로를 통해 이뤄진다.
갑작스러운 폐쇄 결정에 캐나다 정부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위해 800만 캐나다달러(약 86억 7800만원)우회 도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교통 당국에 따르면 공사는 4월에 시작해 여름 안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경을 맞댄 양측 지역 주민들 모두 도로 폐쇄 소식에 유감을 표했다.
캐나다 주민 로스 포드는 현지 캐나다 통신과 인터뷰에서 “유감스러운 일이다. 몬태나에 거주하는 주민과 끈끈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장벽이 생겼다”고 말했다.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로저 호거스도 “어린 시절 아이들과 국경을 넘어 자전거를 타거나 뛰어놀곤 했다”면서 “도로 폐쇄는 말도 안 된다. 캐나다인들이 도로 정비 등 여러 가지로 우리를 위해 정말 잘 관리해 줬는데 이런 일이 벌어지니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