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프래그마타, 자체 엔진 차별화 전략 통했다

붉은사막
붉은사막

붉은사막과 프래그마타 등 자체 엔진을 앞세운 대형 신작들이 잇따라 성과를 내며 개발 전략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범용성과 개발 효율성을 강점으로 한 상용 엔진과 달리, 특정 게임에 최적화된 자체 엔진이 완성도와 차별성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펄어비스 '붉은사막'은 자체 개발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광활한 오픈월드 구현에 성공하며 게임성을 인정받고 있다.

시간 흐름에 따른 날씨 변화, 지형과 상호작용하는 물리 효과, 자연 환경의 유기적인 변화 등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며 '세계의 설득력'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특히 최적화 측면에서도 의미 있는 사례로 꼽힌다. 대규모 오픈월드와 고품질 그래픽을 동시에 구현하면서도 비교적 다양한 사양의 하드웨어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엔진 구조 단계부터 오픈월드 환경과 물리 연산을 전제로 설계된 점이 성능 안정성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프래그마타
프래그마타

캡콤에서 처음으로 한국인 디렉터가 개발을 맡은 '프래그마타' 역시 자체 'RE 엔진'을 활용해 차별화된 완성도를 구현했다. '다이애나'의 머리카락 움직임과 감정 표현, 조명 효과 등에서 높은 수준의 디테일을 구현하면서도 안정적인 프레임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RE 엔진은 밀도 높은 연출과 캐릭터 중심의 선형 구조 게임에서 강점을 보였다. 반면 지난해 출시된 '몬스터 헌터 와일즈'와 같은 오픈월드 구조에서는 최적화 측면에서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상용 엔진 기반 게임들은 전반적으로 그래픽 품질을 끌어올렸지만, 유사한 비주얼 스타일이 반복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언리얼엔진5 기반 작품이 늘어나면서 조명과 질감, 캐릭터 표현에서 '비슷한 느낌'을 준다는 평가다.

성능 측면에서도 최신 기술이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나나이트, 루멘 등 고도화된 기능은 높은 그래픽 완성도를 구현할 수 있지만, 개발사별 최적화 역량에 따라 프레임 저하나 스터터링 등 성능 이슈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출시 직후 부정적 후기를 촉발하고 결국 사후 패치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흐름이 반복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AAA급 대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엔진 내재화 움직임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개발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소·중견 게임사는 상용 엔진을 활용하되, 차별화가 중요한 대형 프로젝트에서는 자체 엔진을 선택하는 '투트랙 전략'이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