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티몬·위메프(이하 '티메프') 사태 관련 분쟁조정 결과를 두고 카드사와 전자결제대행(PG) 업계 간 책임 공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카드사들이 소비자 환불 조정을 수용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지면서 손실 부담을 둘러싼 구상권 청구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항공권 상품을 할부결제한 건에 대해 카드사가 결제대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분쟁조정 결정을 내렸다. 할부결제와 관련해 금감원과 카드사에 접수된 분쟁금액은 약 132억원에 달한다. 이는 재화 용역이 제공되지 않을 경우 소비자가 카드사에 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할부거래법상 항변권이 적용된 데 따른 것이다.
일부 카드사들은 소비자에게 피해액을 선환급한 뒤 PG업계에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상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카드사가 PG사에 지급해야 할 대금에서 상계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결제 중개를 담당한 PG사에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분쟁조정 결정 이후 여신금융협회는 카드사들과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했으나 구상권 청구는 카드사와 PG사 간 계약관계에 따른 사안인 만큼 협회 차원이 아닌 개별 회사별로 판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티몬과 위메프가 PG사와 계약을 맺은 '하위 가맹점' 구조라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카드사와의 직접 계약이 아닌 PG사를 통한 간접 계약 구조인 만큼, 서비스 미이행에 따른 책임을 PG사에 물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결제 승인과 정산 과정에서 PG사가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계약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PG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번 분쟁조정이 카드사와 소비자 간 할부거래 관계를 전제로 한 만큼, PG사는 법적 책임 주체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PG사는 조정 절차에 참여하지 않은 만큼 환급 의무가 없다고 강조한다.
PG업계 관계자는 “할부거래법상 책임 주체는 카드사로 명확히 규정돼 있다”며 “결제 구조상 카드사가 더 높은 수수료를 취득해 온 상황에서 손실을 PG사에 전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티메프 사태로 이미 업계 전반에서 상당한 손실이 발생한 상황에서 추가 부담까지 지우는 것은 과도하다”고 덧붙였다.
PG협회는 20일 카드사의 구상권 청구·정산금 상계에 유감을 표하고 책임을 질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PG협회는 “카드사는 그간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발급 등 제휴 할인, 무이자 할부 등으로 결제를 적극 유도하며 수익을 극대화했으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단순 전달자'로 축소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드사는 소비자 보호의 최종 책임 주체로서 환급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PG사 대상 구상권 행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환급 조치 이후에도 결제 구조상 역할에 따른 PG사와 카드사간 책임 분담 여부가 충돌하면서, 향후 책임 공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신영 기자 spicyz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