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국내 이동통신 3사 연구개발(R&D) 투자가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터진 해킹 사고 여파가 올 초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투자 위축이 이어졌다. 다만, 실적이 안정세에 접어들고 있는데다 인공지능(AI) 등 성장사업에 힘을 싣기 위해 투자 역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R&D 합산 투자금액은 2122억원으로 집계됐다. 2년 연속 합산 R&D 투자 2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2% 하락했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이 올해 1분기 908억원으로 3사 중 가장 투자금액이 컸다. KT는 783억원, LG유플러스는 429억원을 기록했다. SKT와 KT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 32.5% 줄었다. KT는 1분기 지배구조 문제로 R&D 투자 역시 대거 집행이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소폭(2.4%) 늘었다.
통신 3사의 1분기 합산 R&D 투자 규모가 줄어든 것은 2022년 1분기 이후 4년 만이다. 당시 5G 네트워크가 성숙기에 접어들며 신규 투자 필요성이 적어졌고, AI와 플랫폼 등 투자 방향이 전환됨에 따라 일시적으로 비용 집행이 줄었다.
지난해 터진 통신 3사 해킹 사고 여파도 이어졌다. 소비자 보상 대책 시행, 과징금 대비, 고객 이탈 등으로 예정되지 않았던 비용 집행이 크게 늘면서 R&D 투자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LG유플러스의 경우 신규 이동통신 가입자 제한, 위약금 면제 등 조치가 없었던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R&D 투자는 늘었다.

투자 위축은 일시적인 요인이며 하반기 들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통신 3사 모두 해킹 여파에서 벗어나 실적이 안정권에 접어들고 있고, AI 등 미래 동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는 필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 3사의 지난해 R&D 총 투자비용은 85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늘었다. 초유의 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지만 연초 사고가 발생한 SKT를 제외한 KT, LG유플러스가 투자를 확대하며 전체 투자금액이 증가했다. 올해도 5G 단독모드(SA), 6G, AI데이터센터(AIDC), 정보보호 강화 등 투자가 필요한 만큼 전체 금액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실질적인 투자 감소라기 보다는 내부 R&D 체계 개편과 전년 기저효과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해킹 이슈는 상당 부분 상쇄된데다 미래 준비가 필수인 만큼 투자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