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 시장이 고령자 돌봄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인공지능(AI) 허브와 월패드, 생활가전, 로봇청소기, 냉난방공조(HVAC) 기기가 집 안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기반으로 바뀌면서 스마트홈 역할도 단순 제어를 넘어 생활지원 인프라로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국가기술표준원과 IEC SyC AAL은 5일 서울 강남 삼정호텔에서 'AAL 표준화 콜로키움 2026'을 개최한다. IEC SyC AAL은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산하에서 '능동형 생활지원(AAL)' 기술의 국제표준을 논의하는 시스템위원회다. AAL은 고령자·취약계층이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공간 안의 가전, 센서, 통신, AI, 헬스케어 기기와 서비스를 연결하는 생활지원 기술을 의미한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가전업체 뿐만 아니라 스마트홈 사업을 추진 중인 건설사도 AAL 적용에 관심을 보이며 표준화 논의에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장기 데이터는 보험이나 의료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가전업체나 건설사가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만큼 표준화 논의 과정에서 동향을 파악하려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IEC SyC AAL 내에서도 커넥티드홈과 가정환경 적용 분야를 중심으로 국제표준화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국표원은 앞서 가정 내 AAL 적용을 위한 국제표준 개발 작업반을 신설하고 의장직을 수행하는 등 관련 분야 표준화 주도권 확보에 나서왔다.

행사의 핵심 의제는 데이터 신뢰성이다. 집 안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는 조명·온도·습도·공기질 같은 환경 정보부터 가전 사용 패턴, 이동 동선, 수면·활동 정보, 건강 이상 징후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같은 데이터가 고령자 돌봄이나 건강관리 서비스에 활용되려면 데이터 품질, 정합성, 보안, 개인정보 보호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AAL 환경에서는 에어컨, 공기청정, 제습, 실내온도 관리가 단순 편의 기능을 넘어 고령자 건강과 생활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AAL 표준화 논의는 스마트홈 데이터 사업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그동안 스마트홈이 가전과 보안기기 등을 하나의 앱으로 제어하는 데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집 안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를 보험과 의료 등 서비스로 전환하는 게 과제다. 가전·건설업계의 관심 역시 향후 구체화 될 AAL 분야 표준화 동향을 사전에 파악해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데이터가 돌봄 데이터로 인정될 수 있는지, 어떤 품질 기준을 충족해야 보험·의료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표준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스마트홈 데이터는 쌓여도 실제 서비스로 전환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