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가 전사적으로 인공지능 전환(AX)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에서 문과 출신으로서 AI를 모르면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참여했습니다.”
10일 오전 8시 30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 업무 시작 전이지만 34명의 직원이 샌드위치와 노트북을 들고 라운지에 모여들었다.
사내 조식 복지제도와 결합한 SK텔레콤의 AI 실무 미션 프로그램 'EBB AX 클럽' 교육을 참관했다. SK텔레콤은 전사적 AX 내재화를 목표로 매주 수요일 50분간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참석자의 절반은 비개발 직군이다. 구성원의 AI 활용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획된 이 모임은 실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AI 툴 사용법을 체득하는 훈련장 역할을 한다.
이날 부여된 메인 퀘스트는 가상의 수중 음향통신 어종인 '청람신호고래붙이'를 조사해 30분 내 보고서 초안의 빈칸을 채우는 것. 광고가 섞인 페이지를 필터링하고, 비정형 데이터를 크롤링하는 등 실제 업무에서 마주할 수 있는 기술적 난제들이 부여됐다.
온라인 포함 총 84명의 참가자들은 주어진 3개의 지정 웹페이지에서 정답 데이터를 추출하기 위해 챗GPT·제미나이·클로드 등 다양한 AI와 크롤링 기법을 자유롭게 동원했다. 이날 우승자는 단 16분만에 정답을 제출했다. 그는 “사내망 연동 에이닷 비즈 챗GPT에 문제와 답변을 맥락화해 정형화된 프롬프트를 입력한 것이 주효했다”며 노하우도 공유했다.

현장에서 만난 비개발 직군들은 EBB AX 클럽을 통해 체득한 AI 기술이 실무에서 업무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지 경영전략실 매니저는 “보안 문제로 외부 LLM 사용이 어려울 때 이곳에서 배운 MS 코파일럿을 엑셀 업무에 적용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최목원 서비스기획팀 매니저는 “어떤 AI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은데 EBB클럽에서 미리 테스트를 거치며 실무 적용 감각을 익혔다”고 부연했다.
이들은 “부서 동료들도 자료 초안 작성이나 회의록 실시간 정리, 지역 마케팅 실적 관리 등 반복 업무는 AI에 넘기는 추세”라며 “작년보다 올해 AX 드라이브가 훨씬 강해졌다”고 사내 분위기를 전했다.
SK텔레콤은 EBB AX 클럽을 사내 AX 선순환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올해 3월 출범 후 총 8회에 걸쳐 누적 220여명이 참여했다. 주니어부터 팀장급 직원까지 AI 역량을 기르기 위해 자발적 조기 출근을 택했다. 이곳에서 다진 기초는 에이닷 비즈 코워크를 통해 실무에 적용되고, AX 전용 플랫폼인 AXMS와 사내 해커톤을 통한 혁신 사례 발굴로 이어질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AX는 특정 조직이나 전문가만의 과제가 아닌 구성원 전체의 일하는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이라며 “구성원이 직접 체험하고 실무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AX 프로그램·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