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안되고 '임신한 부모'로 표기…美 뉴욕주 논란 키운 '성중립 법안' 뭔데?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와 직접적 연관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방자치단체(타운십)인 뉴욕주 헴스테드가 주 정부 차원의 '성별 중립적 부모 용어 도입'에 반대하는 긴급 결의안을 통과시키며 전면 반발했다.

1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헴스테드 타운십 의회는 뉴욕주 의회가 최근 가결한 성중립적 법률 용어 개정안에 맞서, 타운 자체 법령 및 정책 내에서 '어머니(Mother)'와 '아버지(Father)'라는 전통적인 부모 용어를 계속 보존하고 사용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번 갈등은 최근 뉴욕주 의회를 통과한 민주당 주도의 법안에서 촉발됐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뉴욕주 의회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를 벗어난 다양한 성 정체성을 가진 주민들을 포용하고 '소수자 유연성 및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법률 용어 개정을 추진해 왔다. 해당 법안은 현재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의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호컬 주지사는 올해 말까지 법안 검토를 마친 뒤 서명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법안은 주 법전 내에서 '어머니'라는 단어를 '임신한 부모(Gestating parent)'로, '아버지'를 '비임신 부모(Non-gestating parent)'로 일괄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친부 관계를 뜻하는 '부성(Paternity)'이라는 용어 역시 성별이 배제된 '부모 관계(Parentage)'로 대체된다.

그러나 공화당이 주도하는 헴스테드 타운십과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은 이 같은 용어 배제 조치가 “가족의 가치를 비인간화하는 과도한 PC(정치적 올바름) 주의”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존 페레티 헴스테드 타운십 감독관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이번 뉴욕주의 법안은 나와 아내에 대한 모욕”이라며 “법안의 의도가 단순히 새로운 용어를 '추가'하는 것이었다면 논란이 없었겠지만, 이들은 기존 법률에서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단어를 아예 '삭제'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 법안을 “깨어있는 척하는 헛소리”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수 성향의 단체인 '행동하는 우려하는 미국 여성들(CWA)' 측 역시 “여성을 단순히 '임신 메커니즘'으로만 환원하고, 여성의 고유한 능력과 잠재력을 지우는 처사”라며 “또한 남성을 단순히 '생물학적 비임신자'로 축소하는 것은 인간 존엄성에 대한 모독”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인구 약 80만 명의 헴스테드는 최근 생물학적 남성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을 제한하는 조치를 지지하는 등, 뉴욕주 내에서 진보 성향의 주 정부 정책에 맞서는 대표적인 보수 텃밭으로 자리 잡고 있어 이번 '부모 용어'를 둘러싼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