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도 선 그은 인종차별…'눈 찢기' 하던 현지 남성, 결국 회장직 해임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응원을 위해 방문한 멕시코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과 대신 사과하는 멕시코 네티즌.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한국인 인플루언서가 2026 북중미 월드컵 응원을 위해 방문한 멕시코에서 인종차별을 당하는 모습과 대신 사과하는 멕시코 네티즌.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26 북중미 월드컵 한국-체코전에서 응원 중이던 한국 여성 인플루언서를 상대로 '눈 찢기' 제스처를 하던 멕시코 남성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결국 협회장직에서 물러났다.

14일(현지시간) 뉴욕 포스트 등에 따르면, 멕시코 할리스코주 토목·지형·기하학·엔지니어 협회(CITGEJ)의 울리세스 페르난도 베르날 미라몬테스 협회장은 지난 11일 한국 인플루언서 윤모 씨 뒤에서 '눈 찢기' 제스처를 취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의 중심에 섰다.

틱톡과 유튜브 등에서 약 9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윤 씨는 당시 할리스코에서 열린 한국 대 체코의 월드컵 개막전 승리를 축하하는 영상을 촬영 중이었다. 이때 멕시코 국가대표팀 원정 유니폼을 입은 멕시코 남성이 윤 씨의 카메라 뒤편에 포착됐다.

윤씨는 “내가 너무 예민한건지 봐달라”며 이 모습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했다. 영상에서 멕시코 남성은 윤씨의 바로 뒷자리에 앉아 장난스러운 손짓을 하며 웃다가, 카메라를 향해 '눈 찢기' 포즈를 취하며 웃고 있다. 이는 아시아인의 눈을 비하하는 대표적인 인종차별 행위다.

이 영상이 확산되자 멕시코 네티즌들은 영상 속 남성의 신원 찾기에 나섰고, CITGEJ의 협회장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현지 네티즌들은 윤 씨를 향해 “매우 무례한 행동이며 대신 사과한다. 모든 멕시코인이 저렇지는 않다”고 대신 사과하기도 했다.

파장이 커지자 미라몬테스 회장이 소속된 무역 단체 측은 즉각 진화에 나섰다. 단체 대변인은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당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했으며 미라몬테스 회장을 직위에서 해임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에 따르면 이후 미라몬테스 회장은 SNS를 통해 “외국인이 멕시코를 찾았을 때 집처럼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랐는데, 나는 정반대 행동을 했다”고 사과하고, 협회장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해당 한국인 인플루언서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사과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