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농협 감사 독립 타협 없다”…농협법 개정 속도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협법 개정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개혁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세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 윤원습 농업정책관,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장, 장경호 경제사업활성화 분과 간사, 김기태 농협지배구조 분과 간사, 하승수 조합·조합원제도 분과 간사.(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협개혁추진단이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농협법 개정 관련 기자 간담회를 열고 개혁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세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 윤원습 농업정책관, 원승연 농협개혁추진단장, 장경호 경제사업활성화 분과 간사, 김기태 농협지배구조 분과 간사, 하승수 조합·조합원제도 분과 간사.(사진=농림축산식품부)

농협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달 임시국회에서 처리될 전망인 가운데 정부가 핵심 쟁점인 독립 감사기구 신설에 대해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조합원 직선제는 수용했지만 감사위원회 외부 독립에는 반대하면서 막판 쟁점으로 부상했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개혁추진단은 전날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중앙회 내부 감사와 조합감사 기능을 분리한 가칭 농협감사위원회 신설 등 농협법 개정 추진 방향을 설명했다. 감사위는 중앙회와 지주, 자회사, 조합 전반을 대상으로 감사 기능을 수행한다.

개혁추진단 “내부 견제 한계”…감사위 독립 필요

앞서 농협은 지난달 21일 강호동 회장 명의 '농업인 조합원과 국민께 드리는 글'을 통해 “민주적이고 책임 있는 선거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 아래 조합원 직선제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감사 기능 개편을 두고는 입장이 엇갈린다. 농협은 “내부 감사 기능을 철저히 보완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겠다”며 자체 개선안을 제시했다. 외부 독립 감사기구 신설에는 사실상 반대 입장을 유지한 셈이다.

정부와 추진단은 감사 독립이 농협 개혁의 핵심인 만큼 물러설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장경호 농협개혁추진단 경제사업활성화 분과 간사는 “농협 내에 감사기구가 있다 보니 감사가 감사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내부적으로 발생하는 부조리나 비리, 부실 문제를 제대로 견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게 추진단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이어 “농협 조직 내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바깥에 독립 기구로 만들어 감사가 제대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감사기구를 독립 기구화하는 부분은 정부도 추진단도 타협하거나 합의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고 밝혔다.

감사위원회 설치 비용도 양측의 시각차가 크다. 농협은 독립 감사기구 신설 시 조합 감사, 지주·자회사 감사, 운영지원 인력 등을 포함해 450~500명 규모 조직이 필요하고 1400억~15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한다.

반면 정부는 현재 조합감사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인력을 활용하면 현행 수준인 500억원 내외에서 운영 가능하다고 본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현재 농협중앙회 조감위 근무자는 232명인데 농협에서 추산한 감사위원회 인원은 500명 수준”이라며 “기존 인원 정도에서 운영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가장 효율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면 500억원 정도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직선제 비용 산정도 이견…지배구조 개편 논의 착수

중앙회장 선출 방식은 조합원 직선제로 바뀐다. 정부는 중복 가입자를 제외한 약 187만명 조합원이 중앙회장을 직접 뽑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선거 비용 부담은 남은 쟁점이다. 농협은 직선제 시행 비용을 약 406억원으로 추산하지만 정부 예상치는 208억~228억원이다. 김세진 농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장은 “농협이 적용한 동시조합장 선거 기준은 지난 선거에서 실제 지불한 단가가 1인당 1만7000원이었다”며 “조합장 선거는 1110개 단위 선거구에서 투·개표가 이뤄져 위탁 단가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앙회장 직선제의 경우 전국 단위 선거 관리가 가능해 대통령 선거 관리비용인 1인당 약 6800원을 기준으로 비용을 산정했다. 오는 2028년 차기 중앙회장 선거부터 조합원 직선제를 도입하고 2031년부터 동시조합장 선거와 중앙회장 선거를 함께 치러 비용 부담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윤 정책관은 “이번 농협 개혁안의 가장 핵심적인 두 개 골자는 조합원 직선제와 감사위원회 외부화”라며 “여러 비판을 반영해 수용할 부분은 수용하겠지만 두 가지 내용은 끝까지 관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1차 개혁안 입법을 마친 뒤 7~8월 2차 개혁안을 마련한다. 2차 개혁안에는 경제사업 활성화와 조합원 주권 강화, 중앙회·지주 지배구조 개편 방안 등을 담을 예정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