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의 저주' 무서웠나… 브라질 축구팬 “美 로키 동상 앞에서 조심해야 해”

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 있는 로키 동상.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 있는 로키 동상. 사진=AP 연합뉴스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아이티와 경기를 앞두고 미국 필라델피아를 찾은 브라질 축구 팬들이 현지 유명 명소인 '로키 동상' 앞에서 조심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NBC 방송에 따르면 19일 열리는 경기를 앞두고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을 올라 높이 약 3m, 무게 약 590kg에 달하는 거대한 청동 로키 동상을 찾은 브라질 팬들은 동상을 있는 그대로 둔 채 사진 촬영만 진행했다. 동상에는 오직 영화 속 원래 모습인 청동 반바지와 부츠만 남겨져 있었다.

이처럼 팬들이 몸을 사리는 이유는 동상을 둘러싼 미신 때문이다. 로키 동상과 관련해, 경기 전 상대 팀이나 원정 팀의 유니폼을 동상에 입히면 해당 팀이 패배한다는 이른바 '로키의 저주'를 받는다는 소문이 있다.

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 있는 로키 동상. 사진=AP 연합뉴스
미국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에 있는 로키 동상. 사진=AP 연합뉴스

이 미신은 공교롭게 이번 월드컵에서도 들어맞았다. 앞서 월드컵 개막전 직전 에콰도르 팬들은 이 계단을 점령하고 축제를 즐기며 로키 동상에 에콰도르 대표팀 유니폼을 입히고 국기를 목에 불렀다. 그러나 직후 열린 경기에서 에콰도르는 후반 90분 코트디부아르의 아마드 디알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0-1로 패했다.

과거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도 필라델피아 홈 팀을 상대하러 온 원정 팬들이 이 동상에 자신들의 팀 저지나 스카프를 입혔다가 패배를 맛본 전례가 수차례 있어, 이 저주는 축구계에서도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 됐다.

이에 브라질의 대표적인 응원단인 '녹황색 운동(Green and Yellow Movement)'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라델피아 로키 동상에 브라질 유니폼을 입히는 것은 절대 금지”라며 팬들에게 강력한 주의를 당부했다.

펜실베이니아 관광청(Visit PA) 역시 SNS를 통해 “수많은 미식축구 팀들이 로키 동상에 유니폼을 입혔다가 패배했다. 에콰도르의 패배가 우연이 아니다”라며 “필라델피아는 여러분을 환영하지만, 로키에게는 유니폼이 필요 없다”고 유쾌한 경고를 보냈다.

동상 앞에서 만난 브라질 팬들은 이 저주를 인지하고 조심하는 분위기다. 브라질에서 온 한 팬은 “저주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웃어 보인 뒤, “절대 동상에 옷을 입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이민자 사회와 2024년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브라질 개막전 등으로 필라델피아와 인연이 깊은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지난 모로코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두며 다소 불안한 출발을 보인 만큼, 언더독으로 평가받는 아이티와의 일전을 앞두고 방심하지 않겠다는 심산이다. 아이티 출신의 유명 가수 와이클리프 장은 SNS를 통해 “브라질은 압박감을 느끼겠지만 아이티는 자유롭다. 때로는 그 자유가 피치 위에서 가장 위험한 무기가 된다”며 이변을 예고했다.

한편 오늘(한국 시간 19일) 오전 10시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대한민국과 멕시코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이번 경기에서 승리하면, 오는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과의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1위가 확정된다. 현재 골 득실에서 앞서는 멕시코가 승점 3으로 1위, 한국이 동일한 승점으로 2위에 올라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