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사회의 냉매 규제가 강화되는 가운데 정부가 반도체·데이터센터·냉동공조 산업의 핵심 소재인 냉매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 차세대 친환경 냉매와 재생냉매 기술개발에 본격 착수한다. 냉매를 회수해 다시 사용하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하고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차세대 냉매 전환을 앞당겨 국가 온실가스 감축과 산업 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이달 말부터 '국제협약 대응형 불소계 온실가스 저감 기술개발사업'을 신규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업은 냉매로 널리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의 회수·재생·처리와 차세대 냉매 전환 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수소불화탄소는 과거 오존층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s)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구온난화지수가 최대 1만2400에 달해 국제사회 감축 대상이 됐다. 몬트리올 의정서 키갈리 개정에 따라 각국은 단계적으로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냉매 사용부터 회수, 재생, 파괴까지 전주기에 걸친 관리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3개 핵심 분야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우선 냉매 회수 기술을 고도화한다. 에어컨과 냉동기 등을 폐기하거나 유지·보수하는 과정에서 냉매가 대기 중으로 누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회수 속도를 10% 이상 높인 고성능 장비를 개발한다. 회수량은 냉매정보관리시스템(RIMS)과 연동해 관리 투명성도 높일 계획이다.
폐냉매 자원순환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사용량이 많지만 분리가 어려운 혼합냉매를 고순도로 정제해 재사용하는 재생기술과 고효율·저비용 파괴기술을 확보하고, 재생냉매 품질평가 기술도 함께 개발한다. 이를 통해 폐냉매를 새로운 자원으로 활용하는 순환경제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차세대 친환경 냉매 전환도 지원한다. 정부는 지구온난화지수가 3에 불과한 프로판(R-290) 냉매의 활용 확대를 위해 저충전·고효율 히트펌프와 냉매 누출 감지·제어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 가연성 물질인 프로판 냉매를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 확보가 목표다.
정부는 이번 사업이 냉매 공급망 안정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국가 핵심전략산업이 국제 냉매 규제에 따른 공급망 충격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진식 기후부 대기환경국장은 “냉매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국가 핵심전략사업을 지탱하는 필수 소재”라며 “국제사회의 냉매 규제 강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차세대 친환경 냉매와 재생냉매 도입을 적극 지원하고 산업계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냉매 공급망을 탄탄히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