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정거래위원회가 SM그룹 계열사들의 총수일가 부당지원 혐의에 대해 제재 절차에 착수했다. 총수 2세 회사에 수백억원대 이익이 예상되는 아파트 개발사업 기회를 넘기고 계열사를 통해 낮은 금리로 사업 자금을 지원했다는 판단이다.
공정위 사무처는 SM그룹 소속 6개 계열사의 공정거래법상 특수관계인 부당 이익제공 혐의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발송하고 위원회 심의 절차를 시작했다고 22일 밝혔다.
대상 기업은 SMAMC투자대부, 삼환기업, SM상선, SM하이플러스, 에이치엔이앤씨, 삼라마이다스 등이다. 심사관은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법인 및 개인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SMAMC투자대부와 삼환기업은 2022년 12월 충남 천안 성정동 아파트 개발사업 기회를 총수 2세 개인회사인 에이치엔이앤씨에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는 해당 사업이 당시 상당한 이익이 예상되는 사업이었다고 봤다. 에이치엔이앤씨는 이 개발사업으로 분양매출 1283억원, 분양이익 365억원을 얻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 조사에 따르면 SMAMC투자대부가 2022년 12월 에이치엔이앤씨에 사업 부지를 매각한 뒤 2023년 4월 기존 계약을 해제하고 경쟁입찰 방식으로 같은 회사에 더 낮은 가격으로 다시 매각했다. 에이치엔이앤씨는 SM그룹 총수 2세 딸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다.
자금 지원 혐의도 제기됐다. 공정위는 SM상선과 SM하이플러스가 에이치엔이앤씨에 개발사업 자금을 정상금리보다 낮은 조건으로 빌려줬다고 판단했다. SM상선은 또 다른 총수일가 회사인 삼라마이다스에도 저리 대여 방식으로 이익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공정위 심사관은 정상적인 금융기관 제공 가능 금리와 비교했을 때 실제 적용 금리가 약 20~30% 낮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발생한 지원금액은 에이치엔이앤씨 17억5000만원, 삼라마이다스 164억원 등 총 182억원으로 산정했다. 삼라마이다스는 동일인이 지분 74%를 보유하고 나머지를 동일인 아들이 가진 회사다.
향후 과징금 규모도 쟁점이다. 공정위는 최종 금액은 전원회의 판단 사항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사업기회 제공과 자금지원으로 산정한 지원금액을 기준으로 위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을 금지한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가 매우 중대하다고 판단했다”며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제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