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데이터처가 23일 발표한 '2024년 국민시간이전계정'에 따르면 노년층 소비 규모가 유년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 청소, 음식 준비, 돌봄, 자원봉사 등 무급 가사노동의 생산과 소비, 이전 규모를 연령·성별로 측정한 통계다.
노년층의 가사노동 소비액은 129조7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62.6% 증가했다. 전체 가사노동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4%에서 22.3%로 확대돼 유년층(20.0%)을 넘어섰다. 반면 유년층 소비액은 116조6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6.0% 감소했다.
임경은 국가데이터처 경제통계국 과장은 브리핑에서 “저출산·고령화로 고령 인구가 많아진 영향이 크다”며 “인구 구조 변화가 가사노동 소비 구조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4년 기준 노년층의 가사노동 생산액은 138조원으로 소비액(129조7000억원)을 웃돌아 8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노동연령층과 함께 생산이 소비보다 많은 계층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년층은 손자녀 돌봄을 중심으로 가구 간 이전 5조7000억원, 가구 내 이전 2조7000억원을 순유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조부모 세대가 자녀 세대와 손주 세대를 지원하는 '돌봄 제공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임 과장은 “고령층 가운데 1인 가구와 1세대 가구 비중이 70%를 넘는다”며 “시설이 아닌 집에서 생활하는 경우 집안일을 계속해야 하고, 따로 사는 손자녀를 돌보는 활동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2세가 넘어서야 본인이 생산하는 가사노동보다 소비가 많아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1인당 가사노동 생애주기적자는 28세에 흑자로 전환된 뒤 39세에 최대 흑자를 기록하고 82세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가사노동의 성별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32세에 흑자로 전환해 44세에 다시 적자로 진입하는 반면 여성은 26세에 흑자로 전환해 84세까지 흑자를 유지했다. 남성의 가사노동 흑자 기간이 12년인 데 비해 여성은 58년으로 4.8배 길었다.
특히 여성은 39세에 1919만원의 최대 흑자를 기록한 반면 남성은 38세에 250만원에 그쳤다. 최대 흑자 규모만 놓고 보면 여성이 남성의 약 7.7배 수준이었다.
가사노동 생산 규모도 큰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1인당 가사노동 생산은 39세에 977만원으로 정점을 기록했지만 여성은 40세에 2848만원으로 최고치를 나타냈다. 여성의 생산 규모가 남성의 약 3배 수준이다.
임 과장은 “음식 준비나 청소 등에서는 여성의 가사노동이 훨씬 많다”며 “가정관리와 돌봄을 포함한 전체 가사노동 시간 총량은 여전히 여성이 남성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