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페이스(대표 최명진)가 한컴그룹과 지분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며 기업공개(IPO) 재추진에 본격 나섰다.
인스페이스는 최근 한글과컴퓨터와 한컴위드가 보유한 지분 34.51% 전량을 국내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하면서 한컴그룹과 지배구조상 연결고리를 분리했다. 이에 따라 창업자인 최명진 대표 중심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시장에서는 IPO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인스페이스는 과거 상장 추진 과정에서 기술 경쟁력과 사업성보다 최상위 지배주주 및 그룹 차원의 경영 투명성 문제가 주요 검토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국방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서 비사업적 요인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기술보다 지배구조가 문제…IPO 최대 리스크 제거
인스페이스의 한컴그룹 지분 정리는 IPO 재도전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IPO 심사 과정에서 기술특례상장 기업은 기술성뿐 아니라 경영 투명성과 독립성, 지속가능한 지배구조를 중요하게 평가받는다.
특히 우주·국방과 같이 국가 전략산업에 속하는 기업일수록 사업 독립성과 의사결정 체계가 투자자들의 주요 관심사로 꼽힌다.
인스페이스는 이번 개편으로 그룹 의존성 논란에서 벗어나 자체 사업 역량과 성장성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기관투자자 중심 분산된 주주 구조 역시 앞으로 IPO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성·드론·AI 융합…'멀티INT' 플랫폼 기업 진화
IPO 재추진의 또 다른 배경은 사업 구조의 고도화다. 인스페이스는 위성 관제·운용 소프트웨어와 위성영상 분석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지만 최근 AI 기반 다출처 정보융합(Multi-INT) 플랫폼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Multi-INT는 위성영상, 드론영상, 전자광학(EO), 적외선(IR), 합성개구레이더(SAR), RF 신호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통합 분석하는 기술이다. 단순 데이터 제공을 넘어 실질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고부가가치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자체 개발한 플랫폼 'InStation'은 이러한 Multi-INT 기술의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다양한 센서와 데이터 소스에서 수집한 정보를 AI로 분석해 국방·안보·재난 대응·산업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근 글로벌 우주산업이 위성 제조 중심에서 데이터 활용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다. 위성 데이터와 AI를 결합한 분석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관련 기업의 가치 역시 높아지는 추세다.
◇IPO 앞두고 독립 브랜드 강화
인스페이스는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창업 당시 사용했던 'InSpace' 사명을 되찾았다. 이는 단순한 CI(Corporate Identity) 변경을 넘어 독립 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2012년 창업 이후 줄곧 InSpace 브랜드를 사용했고, 우주 데이터와 AI 플랫폼 사업 역시 해당 브랜드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IPO를 앞둔 시점에서 그룹 브랜드보다 독자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기술력으로 평가받는 기업…상장 재도전 성공 여부 주목
시장에서는 인스페이스가 지배구조 리스크를 해소한 데 이어 성장성이 높은 우주 데이터·국방 AI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IPO 재추진에 유리한 여건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앞으로 상장 과정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시장이 얼마나 회사 성장 스토리를 인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한컴이라는 이름을 내려놓고 독립 브랜드로 새 출발에 나선 인스페이스가 과연 IPO 관문을 통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다.
최명진 인스페이스 대표는 “지배구조 개편은 단순한 주주 변경이 아니라 회사가 더 큰 성장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했던 구조적 장벽을 극복한 것”이라며 “이제 회사의 기술력과 성장성 자체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만큼 Multi-INT 기반 AI 의사결정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