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오래 서 있거나 활동량이 많은 날이면 음낭 부위가 묵직하게 당기고 불편한 느낌이 반복된다고 호소하는 남성들이 있다. 일부는 통증보다는 둔한 압박감 정도로 느끼기도 하고, 오후가 될수록 증상이 심해졌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피로나 일시적인 근육 긴장보다 정계정맥류 가능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정계정맥류는 고환 주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면서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특히 좌측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혈액순환 장애가 지속되면 고환 주변 온도 상승과 함께 고환 기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문제는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정계정맥류 환자들은 묵직한 통증이나 음낭 불편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오래 걷거나 운동한 뒤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누워서 휴식을 취하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일부 환자에서는 음낭 혈관이 울퉁불퉁하게 만져지거나 육안으로 돌출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통증이 없다고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정계정맥류는 남성 난임과 관련성이 보고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혈액 역류로 인해 고환 환경이 변화하면 정자 생성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실제 난임 검사 과정에서 정계정맥류가 발견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따라서 임신을 준비 중인 남성이라면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액 검사 이상이 반복될 경우 원인 평가가 필요할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비뇨의학과 진료와 초음파 검사가 시행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정맥 확장 정도와 혈류 역류 여부를 확인하게 되며, 환자의 증상과 정액 검사 결과 등을 함께 고려해 치료 필요성을 판단한다. 같은 정계정맥류라도 환자마다 진행 정도와 기능적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개인별 접근이 중요하다.
증상이 지속되거나 정액 검사 이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최근에는 미세현미경을 활용한 정계정맥류 수술이 시행되는데, 이는 문제가 되는 정맥을 보다 정교하게 결찰하면서 정상 혈관과 림프관 손상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재발 가능성과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세한 혈관 구조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과정이 중요하게 여겨진다.
수술 이후에도 경과 관찰은 필요하다. 통증 변화와 회복 상태를 확인하고, 난임 개선을 목적으로 치료한 경우에는 일정 기간 이후 정액 검사 변화를 추적하게 된다. 정자 생성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지속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고환 통증이나 음낭 불편감은 단순 피로로 여겨 넘기기 쉽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통증과 함께 난임 검사 이상이 동반된다면 조기에 비뇨의학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최기열 서울프리마비뇨기과 원장은 “정계정맥류는 단순 통증 질환으로만 보기보다 고환 기능과 남성 난임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