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무력충돌 일단 멈췄다…30일 카타르서 '호르무즈 담판'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오만의 무산담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무력 충돌을 중단하고 오는 30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실무협상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중동 정세가 다시 외교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망과 해상 물류 불확실성도 다소 완화될 전망이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란이 상호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합의했으며,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실무회담을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한 고위 당국자는 “모든 물리적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을 의제로 열릴 예정이었지만,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되면서 장소를 카타르로 변경하고 논의 의제도 해협 안전과 선박 통항 문제로 전환했다.

양국은 지난 25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민간 상선을 공격한 이후 미국의 이란 인프라 공습, 이란의 바레인·쿠웨이트 주둔 미군 기지 반격으로 군사 충돌을 이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미군의 공습 사실을 공개하며 “우리가 시작한 일을 군사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를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며 협상 중단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양측은 앞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군과 IRGC 간 직통 핫라인을 구축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 가동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미국 측에서는 닉 스튜어트가 이끄는 실무협상단이 회담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는 지난 17일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군사 충돌이 발생하면서 휴전 붕괴 우려가 제기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시장에서는 양국이 대화를 재개하면서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낮아질 경우 국제유가와 해상운임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실무협상이 결렬될 경우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이번 도하 회담 결과가 중동 정세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