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현지시간)부터 26일까지 열린 아시아 최대 모바일 전시회 'MWC26 상하이'에서 화두는 단연 '토큰 이코노미'였다. 그동안 세계 각지에서 토큰 아젠다가 논의되고 있었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대표 통신·네트워크 기업이 약속이나 한 듯 '토큰 이코노미' 띄우기에 혈안인 것을 우리 정부는 가볍게 봐선 안 된다.
이번 행사에서 중국 3대 통신사들은 문자, 전화 등 전통적인 트래픽 비즈니스가 아닌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위한 '토큰 트래픽' 비즈니스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 레노버 등도 자사의 첨단 인프라·솔루션의 최우선 목표를 토큰에 기반한 안정적이고 빠른 AI 서비스 구현이라고 거들었다.
이들이 강조하는 토큰은 단순히 트렌드가 아니다. 앞으로 통신은 문자나 전화, 데이터를 실어 나르는 것에서 벗어나 AI 서비스를 위한 토큰 트래픽 처리가 핵심 기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통신 환경에 맞춰 투자와 개발 전략을 재설정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 기업은 발 빠른 시장 분석과 전략 수립, 실행까지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통신사는 여전히 전통적인 트래픽 구조에 갇혀 있다. 가입자 유치 경쟁에 몰두해 혁신을 외면한 영향도 있지만, 근본적인 배경에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가 크게 작용한다.
이재명 정부가 전 국민 AI 서비스 활용을 외치고 있지만 정작 대규모 토큰 트래픽을 감당할 통신 영역에 있어 명확한 비전과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신사들이 'AI 네트워크'를 깔겠다고 하지만 AI데이터센터(AIDC) 규제부터 통신비 인하 압박에 따른 투자 동기 저하 등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린다.
AI 대전환의 근간은 통신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 국민에 어떤 AI를 쓰게 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하지만 어떻게 쓰게 할 것인지도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