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돌봄이 시행 100일 만에 전국 229개 기초지방자치단체에서 3만7000여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도 안착 단계에 접어들었다. 정부는 단순 사업 규모 확대에서 벗어나 이용자 만족도와 재가생활 유지기간 등을 반영한 성과 중심 운영체계로 전환하고 지역 간 돌봄 격차 해소에 속도를 낸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27일 '돌봄통합지원법'을 시행한 후 지난달 26일 기준 100일 동안 3만7304명이 서비스를 연계받았다고 2일 밝혔다. 통합돌봄 신청자는 4만6215명이었으며 이용자 1인당 평균 3.3건의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제공 서비스는 가사·이동지원을 포함한 '일상생활돌봄'이 4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건강관리 예방 19.7%, 장기요양 12.8%, 주거복지 10.1%, 방문진료·방문간호 등 보건의료 9.1%로 뒤를 이었다. 전체 서비스의 37.4%는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개발한 지역특화사업으로 운영됐다.
지역별로 65세 이상 노인 1만명당 신청자는 전남·광주가 9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제주 65.9명, 대전 53.4명, 전북 52.0명이 뒤를 이었다. 울산은 21.0명, 경기는 25.2명, 인천은 25.5명에 그쳤다.
신청자 수가 많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경우 읍면동 담당자가 75세 이상 장기요양 재가급여 수급자 등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 가정을 의무적으로 방문해 신청을 지원한 정책이 우수사례로 꼽혔다. 복지부는 적극적인 대상자 발굴 여부와 지방자치단체장의 관심이 사업 성과를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현장에서는 의료·복지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기 부천에서는 암 수술 후 돌봄 공백에 놓인 80대 고령자에게 병원동행과 방문건강관리, 주거환경 개선 등을 연계했다. 대구 서구는 고관절 수술 후 퇴원한 70대 환자와 중증장애 배우자를 함께 지원하는 가족 단위 통합돌봄 모델을 운영했다.
정부는 앞으로 단순 신청 실적보다 국민의 실제 삶의 질 개선을 중심으로 사업을 평가할 방침이다. 이용자 만족도와 재가생활 유지기간, 요양병원 입원율 변화 등을 성과지표로 활용해 지방정부 예산을 차등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료취약지와 초고령 지역에는 지역특화 서비스를 확대하고 돌봄 인프라도 지속 확충한다.
국민 인지도 확대는 향후 과제로 꼽힌다. 복지부 조사에서 응답자의 94.7%가 가족 돌봄 부담 완화에 기여할 것이라 기대했고 향후 이용 의향은 93.8%로 나타났지만 제도 시행 사실을 인지한 응답자는 57.1%에 그쳤다.
또 방문재활, 병원동행, 재택 임종돌봄에 대한 신규 서비스 확충 필요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는 내년 통합돌봄 전산시스템에 온라인 신청 기능을 도입하고 방문재활과 방문영양, 재가임종 등 신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7일부터 지자체 대상으로 제도 개선 집중 건의 기간을 운영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행 100일은 성과를 평가하는 시점이 아니라 정책이 현장에서 실제 변화로 이어지는지 확인하는 출발점”이라며 “국민이 체감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를 지속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 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