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정보시스템 감리 투입인력 적정 관리 시급하다

[기고] 정보시스템 감리 투입인력 적정 관리 시급하다

정보시스템 감리에서 투입인력 적정 관리는 매우 중요하다.

전문성을 갖춘 감리인력이 투입되고 이들이 기술적 정책적 관점에서 주어진 시간 내에 철저한 감리를 해야만 시스템 안전성과 효율성이 확보된다.

정보시스템 감리를 발주하는 공공기관은 감리법인을 선정하기 위해 제안요청서와 제안서를 주고받는데 이 때에도 투입인력에 관한 사항은 중요한 요소다.

행정안전부 고시인 정보시스템 감리기준 감리제안서 기술평가 기준에서도 감리인력구성을 평가 요소로 삼고 '감리대상사업의 위험도 및 특성을 감안해 분야별 감리원과 특정 분야 인력의 배치 수준이 적정한지 여부'와 '상근감리원 비율'을 평가하도록 했다.

여기에서 인력은 투입 규모와 함께 전문성과 자질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실제 감리 제안평가 과정에서는 평가위원들이 감리인력의 양적 규모에만 관심을 두고 질적 수준에 대해서는 제대로 점검이 이뤄지지 못한다.

특히 정량평가를 하는 투입 규모에서는 많은 인원을 투입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 아래 경쟁에 참여한 감리법인들은 앞다퉈 실제 필요한 정수보다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함으로써 높은 점수를 얻으려 하고 실제 먹혀드는 실정이다.

발주처나 감리법인은 정해진 예산으로 감리를 실시해야 하므로 예산에 맞추어 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인원수(투입공수)를 과다하게 책정하게 되면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투입할 여력을 갖지 못하게 되고 투입된 인력이 효율적으로 업무를 분담해 수행하는 데에도 지장을 받아 감리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도 여기에 대처하기 위해 2021년 정보시스템 감리기준을 개정해 '요구하지 않은 상주 감리원이나 특정 분야 인력 제안, 제안요청서에 요구된 투입공수를 초과하는 제안은 평가에서 고려하지 않음'이라는 점을 주의 규정으로 추가했다.

그러나 실제 평가과정에서 평가위원이 이를 준수해 평가하는지 확인할 수 없고, 사후적으로 검증할 방법도 없어 추가된 문구는 감리 품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이 되지 못하고 선언적 문구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조달청에서 감리사업자 선정 시 감리용역비 규모에 따라 온라인 평가가 확대되면서, 제한된 평가시간과 제약된 환경에서 충분한 비교가 어려워, 제안서에 기재된 투입 인력 규모(제안공수)를 중심으로 정량적 평가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통계적으로도 입증되는데,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감리법인 선정을 위한 평가 결과를 보면, 발주처가 정보시스템 감리기준에서 예상하는 적정 투입공수(표준공수)를 기초로 사업 특성을 반영해 제안요청서에 제시한 공수(요청공수)를 훨씬 상회해 제안하는 감리법인들이 많았다. 구체적 실태를 보면 감리법인 제안서에 제시된 공수(제안공수)는 발주처 제안요청서에 제시된 요청공수보다 적게는 140%, 많게는 225%에 이르고 있고, 실제 평가 현장에서는 2021년 추가된 위 주의사항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으며, 제안공수를 높게 제시한 감리법인이 평가상 유리한 위치에 놓이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평가위원들은 2021년 추가된 위의 주의사항을 무시하고, 제안공수를 가장 높게 써낸 감리법인을 선정하고 있다.

현재 정보시스템은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해 관련 분야에서 고도의 전문성을 갖춘 감리인력을 투입할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또 감리에서 자동화 도구 사용으로 인해 투입인력의 양적 규모가 상당히 절감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종전처럼 투입공수의 다과에만 관심을 가질 경우 시대에 뒤떨어진 경쟁 및 평가라는 지적을 받게 될 것이다.

감리업계에서는 이러한 점을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거론해 제도 개선을 요망했는데 아직도 성과가 없어 보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가장 유력한 방안은 요청공수 대비 제안공수 비율을 구간별로 설정해 세분화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그 비율이 90%부터 110% 사이라면 적정한 제안으로 받아들이고, 110%에서 120%는 분야별 및 단계별로 제안공수 배분이 타당한지를 확인하도록 하며, 120%에서 130%는 일단 과다공수로 보아 초과 제안을 한 사유 및 산정 근거를 구체적으로 소명하도록 하고, 130%를 초과하면 원칙적으로 해당 항목에 대한 평가점수를 10% 범위에서 감점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이러한 노력은 공공기관 정보시스템 품질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사업자 선정 과정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고 불필요한 인력에게 지급되는 인건비 누수 요인을 줄여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도 국가 중요정책과제인 AI를 비롯한 신기술에 대한 감리역량을 배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강국을 노리는 정부 시책에 따라 감리분야도 양적 경쟁에서 전문 기술을 앞세우는 질적 경쟁으로 환골탈태할 시기다.

김남석 전 행정안전부 차관 seok561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