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불 잡았지만…쿠팡 물류 정상화 '장기전'

쿠팡 인천물류센터 화재가 61시간 만에 초진 상황으로 접어들면서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밝히는 작업이 시작될 전망이다. 잔불 정리와 재발화 방지 작업을 우선 진행해야 해 물류 정상화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 발생한 인천 서해구 석남동 쿠팡 32물류센터 화재를 초진하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다. 국가소방동원령 체계를 유지한 채 소방 장비 239대와 진화 인력 845명을 투입했다.

한때 제기됐던 건물 붕괴 우려가 해소되면서 인근 주민 대피령도 해제됐다. 하지만 완전 진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 작업을 마치는 대로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이다.

완진 이후 후속 복구 절차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재가 발생한 인천32물류센터는 총면적 약 29만9000㎡ 규모의 수도권 핵심 로켓배송 거점이다. 쿠팡은 화재 발생 직후 입점 판매자에게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INC31, INC32, INC41, INC42, INC43 등 5개 센터 입차와 입고를 전면 중단한다고 안내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께 화재 발생 61시간 만에 큰불을 잡고 잔불 정리 중인 초진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자료:연합뉴스〉
21일 오전 인천 서해구 쿠팡 물류센터에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를 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전날 오후 8시께 화재 발생 61시간 만에 큰불을 잡고 잔불 정리 중인 초진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자료:연합뉴스〉

같은 물류단지에 있는 여러 센터까지 운영에 영향을 받으면서 복구 작업이 시작되더라도 물류 기능이 정상화할 때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잔불 제거 이후에도 건물 안전진단과 합동 감식, 시설 복구, 설비 점검, 재고 확인 등을 잇달아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화재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복구 범위와 일정도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입고 중단 상황이 장기화하면 판매자들의 재고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신규 상품 입고가 제한되면 기존 재고가 소진되는 품목부터 판매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현재까지 건물과 상품, 자동화 설비 등의 손실 규모는 공식 집계되지 않았다.

정부도 후속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일 물류시설 화재 안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물류시설의 건축 구조와 화재 안전 기준,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에 들어갔다. 최근 물류시설이 대형화·고층화되는 추세를 반영해 설계부터 운영까지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한 인천 물류센터 곳곳에서 아직도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화재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진 이후에야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화재와 별개로 해당 물류센터는 올해 초 실시된 소방시설 종합정밀점검에서 소화설비와 경보설비 등 총 25건의 지적사항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건물 관계인은 이후 지적 사항을 모두 보완해 5월 시정 완료 보고서를 제출했다. 소방당국은 당시 지적사항을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희석 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