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여야 의원들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의 무역법 301조에 따른 추가 관세가 기존 한미 무역합의상 관세율인 15%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방미 중인 더불어민주당 신정훈·차지호 의원과 국민의힘 배준영·조정훈 의원은 23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인근에서 특파원단과 간담회를 열고 미국 의회 및 행정부 관계자들과의 면담 결과를 공개했다.
의원단은 에릭 슈미트(공화·미주리), 스티브 데인스(공화·몬태나), 토드 영(공화·인디애나), 마크 켈리(민주·애리조나), 앤디 김(민주·뉴저지) 상원의원과 메리 게이 스캔런(민주·펜실베이니아), 데이브 민(민주·캘리포니아), 브래드 슈나이더(민주·일리노이), 마크 앨퍼드(공화·미주리), 데릭 슈미트(공화·캔자스), 밥 온더(공화·캔자스) 하원의원을 비롯해 데이비드 윌레졸 국무부 일본·한국·몽골 담당 부차관보를 만났다. 일부 면담에는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동석해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배준영 의원은 “한국이 3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대신 기존 25% 관세를 15%로 낮추기로 한 만큼 추가적인 관세 부담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조정훈 의원도 “관세의 마지노선은 15%”라며 “이를 넘어선다면 한미 무역합의의 의미가 퇴색하는 만큼 우려를 전달했지만 미국 측은 '지켜보자'는 정도의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무역법 301조에 따른 강제노동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에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과잉생산을 이유로 한 추가 관세도 예고한 상태다.
한국은 지난해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등을 포함한 무역 합의를 통해 미국이 예고했던 25% 관세를 15%로 낮춘 바 있다. 그러나 강제노동 관세와 향후 과잉생산 관세를 합한 세율이 15%를 넘을 경우 기존 합의보다 불리한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의원단은 미국 측에 한미 투자 협력 확대와 비자 문제의 조속한 해결도 요청했다. 배 의원은 “국무부 측은 비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차지호 의원은 “대미 투자는 수십 년을 내다보고 추진해야 하는 만큼 에너지와 인공지능(AI) 등 양국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의원도 “투자 분야는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미국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에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미주리주 의원들은 방미 의원단을 만찬에 초청하는 등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의원단은 쿠팡을 둘러싼 미국 의회의 인식도 전했다. 조 의원은 “한 미국 의원이 '(한국 정부의 쿠팡 대응이) 조지아 사태에 대한 보복이냐'고 묻기도 했다”며 “쿠팡이 한미 관계에서 적지 않은 현안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신정훈 의원은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으로 보이며 미국 의원들의 인식이 다소 비약된 측면이 있다”고 했고, 차 의원은 “쿠팡이 의회에 전달하는 내용이 다소 편향된 측면이 있는 것 같다”며 “제한된 정보만 접하다 보니 일부 왜곡된 인식이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