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시가 민선 9기를 맞아 공공기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문화·복지 분야 통합기관을 다시 분리하고, 대구교통공사 건설 기능을 직속 사업소로 이관하는 등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는 2022년 민선 8기 출범 당시 추진된 공공기관 통폐합이 시너지 창출 실패와 전문성 약화라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지적을 수용한 결과다. 기관별 핵심 기능을 되살려 조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이번 개편 취지를 온전히 살리려면 반드시 짚어야 할 아픈 손가락이 있다. 바로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DGDP)이다. 2022년 통폐합 과정에서 대구테크노파크와 통합이 무산되며, 디자인진흥원은 출자·출연기관 지위를 잃고 독립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남겨졌다. 시의 사업비 지원이 끊겨 지역 디자인 컨트롤타워 역할에 큰 제약을 받고 있다.
현대 산업 생태계에서 디자인은 단순한 외관 치장이 아니다. 제품 혁신을 이끌고 브랜드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경쟁력이다. 시장 규모가 이를 명확히 방증한다. 글로벌 산업 디자인 시장은 2035년 약 8억달러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할 전망이며, 국내 시장 규모도 2021년 이미 21조원을 돌파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디자인이 곧 경제이자 미래의 핵심 먹거리인 셈이다.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지역 경제 구조상 개별 기업이 독자적인 디자인 역량을 갖추기는 어렵다.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공공 영역의 체계적인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지금처럼 디자인진흥원이 예산 지원 없이 표류하도록 둔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경쟁력을 잃어가는 지역 기업들에 돌아간다. 대구시가 공공기관 전문성 복원에 나선 지금이 문제를 바로잡을 적기다.
대구경북디자인진흥원을 출자·출연기관으로 조속히 복원해 본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진흥원이 지역 기업들의 든든한 혁신 파트너로 거듭날 수 있도록 대구시의 전향적 결단이 필요하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