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조정하고 햇빛 쬐니…고령 환자 섬망 중증도 줄어

분당서울대병원, 환자 203명 관찰연구로 효과 확인
입원 7일차 중재군 중증도 기존 진료군보다 낮아져

분당서울대병원 박혜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 김선욱 종합내과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박혜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왼쪽), 김선욱 종합내과 교수.

입원한 고령 환자가 병실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환각, 이상 행동을 보이는 섬망은 낙상과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이런 섬망 증상을 병동에서 통합 관리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적용한 결과, 입원 7일차 중증도가 기존 진료군보다 유의하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은 박혜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김선욱 종합내과 교수 연구팀은 고령 입원 환자의 섬망 중증도를 낮추기 위한 '통합 섬망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병동에 적용했다고 19일 밝혔다.

섬망은 시간과 장소에 대한 인식 장애, 이상 행동, 환각 등을 동반하는 급성 뇌기능 장애다. 입원 고령 환자 4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낙상 위험 증가와 신체 기능 저하 등으로 회복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연구팀은 2023년 3월부터 2025년 4월까지 내과 병동에 입원한 평균 70대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관찰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대상자는 통합 관리 프로그램을 적용한 중재군 64명과 기존 일반 진료를 받은 관찰군 139명으로 나눴고, 입원 1일차와 3일차, 7일차의 섬망 중증도 변화를 비교했다.

현재 주요 섬망 관리 지침은 위험 약물 조정과 비약물적 중재를 예방 전략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고령 환자는 여러 질환으로 다수의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아 위험 약물 조정이 쉽지 않고, 의료 현장에서도 제한된 인력과 시간 안에 여러 중재를 체계적으로 병행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약물 조정과 비약물적 중재를 하나로 묶은 방식이다. 환자가 입원하면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이 벤조디아제핀계 약물과 항콜린성 약물 등 섬망 고위험 약물을 검토·조정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시간 경과에 따른 섬망 중증도 변화.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분당서울대병원 시간 경과에 따른 섬망 중증도 변화.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이후 섬망 예방 교육영상 제공, 병상 주변 인지보드 활용, 아침 시간대 밝은 빛 노출을 통한 광치료를 병행한다. 인지보드는 환자가 시간·장소·사람을 인식하는 지남력을 유지하도록 돕는 장치다.

보호자 참여도 프로그램에 포함됐다. 환자의 평소 상태를 잘 아는 보호자가 병상 곁에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지남력 유지를 돕는 방식이다.

분석 결과 중재군은 관찰군보다 입원 7일차 섬망 중증도가 낮았다. 세부 중재 가운데 약물 조정 효과는 입원 3일차부터 나타나 7일차까지 이어졌다. 적용받은 중재 요소가 많을수록 입원 7일차 섬망 개선 폭이 커지는 경향도 보였다.

박혜연 교수는 “고령 입원 환자의 섬망 관리는 약물 조정과 비약물적 중재가 함께 이뤄져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제한된 병동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통합 관리 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성남=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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