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라인]공공배달앱, 쿠폰이 능사일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자동으로 그냥 굴러가는 것도 없다. '5만원 이상 구매시 배송비 무료'처럼 공짜나 자동에는 항상 조건이 붙는다. 설령 공짜라 하더라도 광고나 정부 재정 지원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한다. 광고비든 재정이든 우회적으로 비용을 지출하게 되니 사실 진짜 무료라고 할 수는 없다.

공공배달앱 할인 쿠폰도 그렇다. 소비자들은 공짜로 얻는 것이지만, 결국 내가 낸 세금이다. 그만큼 가치가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무려 1200억원이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내년 '상생배달앱 지원 사업'에 예산 1240억원을 배정하고, 그 중 1200억원을 할인 쿠폰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이 배달앱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실질적인 경쟁 체제를 만들 것을 주문한데 따른 정책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규제보다 시장 경쟁 촉진에 무게추를 뒀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어떻게든 소비자를 끌어모아 배민·쿠팡이츠 양대 플랫폼과 경쟁할 체급을 만들어 내고 싶은 정부의 취지 역시 공감한다.

하지만 예산의 97%라는 무게와 달리 할인쿠폰이 얼마나 역할을 할 것인가에는 물음표가 남는다. 실제 쿠폰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리던 공공 배달앱의 성장은 정체 상태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역대 최대 이용자 수를 경신하는 반면, 땡겨요와 먹깨비 등 공공 배달앱의 이용자는 줄어들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땡겨요의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25만2429명으로, 지난해 12월 기록한 정점 355만4966명보다 130만2537명(약 36.6%) 줄었다. 먹깨비의 지난달 MAU도 49만1613명으로, 지난해 11월 기록한 정점 69만1524명과 비교해 19만9911명(약 28.9%) 감소했다.

또한 저렴한 배달비를 앞세웠던 땡겨요는 이를 최대 3배 인상하고자 했지만 소상공인의 반대에 부딪혀 철회하기도 했다.

쿠폰 중심 정책은 배달플랫폼의 본질은 보지 못하고 현상에만 대응한 결과다. 배달 플랫폼은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다. 문제는 무엇으로 연결하는가인데, 그 핵심에 기술이 있다. 단순히 현실 세계의 음식점을 디지털로 가져다 놓는 그런 차원의 기술이 아니다. 반경 수km에 촘촘히 놓인 수천개의 음식점을 디지털 세상에 압축시켜 옮겨놓기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 처리능력과 관리가 필요하다. 이를 소비자에게 최대한 빨리, 라이더에겐 최적화된 동선으로 연결해주는 것 또한 각 기업의 기술력에 기반한다.

괜히 배민과 쿠팡이츠가 수천명의 개발자를 고용해 플랫폼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다. 두 회사 모두 정확한 개발자 숫자는 공개하지 않지만, 합치면 최소 20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1년에 한번 개최하는 개발자행사 '우아콘'까지 개최하며 개발자를 끌어모으고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경쟁 구도 속 플랫폼을 유지하고 혁신하기 위해 플랫폼 기업들은 대규모 투자를 한다. 우아한 백조의 치열한 수면 밑 물길질처럼 다만 보이지 않을 뿐이다.

정부도 쿠폰 중심 정책의 한계를 이해하고 있다. 공공배달앱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려는 방안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중기부는 상생배달앱을 소비자와 입점업체, 라이더가 이용하고 싶은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우려는 남는다. 진정 경쟁 가능한 공공 앱을 만들겠다면 우선 기술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다. 경쟁하려면 경쟁자를 잘 알고 이해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문보경 플랫폼유통부장
문보경 플랫폼유통부장

문보경 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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