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미래에 투자한 예산안, 장기적 설계도 병행해야

정부가 미래 성장을 위해 과감하게 선행 투자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내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예산보다 12.8%나 늘어난 규모로, 820조9000억원에 달하는 지출액수는 물론 증가폭(12.8%)에서도 엄청난 규모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0.6%를 넘어서는 역대 최고 수치라고 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법인세와 소득세가 크게 늘어난 덕에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 이에 따라 대규모 지출 확대에도 재정흑자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연구개발·청년·복지·지역발전 등 필요한 분야에 과감하게 곳간을 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무엇보다 경기 회복과 반도체 호황으로 확보한 재정을 미래 성장 동력에 다시 투입하겠다는 점이 주목된다. 초과세수의 근원이 첨단 산업이었다는 점도 이유겠지만 예산안의 기조가 기존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히,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 설립은 국가 재정 패러다임을 미래를 중심에 놓는 전환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추가 세수에 따라 기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별도로 내년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미래성장 엔진 관련 정부의 투자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정부는 반도체·피지컬AI·AI데이터센터(AIDC)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AI 투자를 올해 10조8000억원에서 21조3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미래 성장엔진에도 62조8000억원을 투입해 핵융합·소형모듈원자로(SMR)·양자·우주항공·첨단바이오 등 '포스트 반도체' 산업도 육성한다. 이외에도 청년 성장 단계별 종합 지원, 양극화 대응 및 모두의 성장, 국민안전·평화 등 크게 5가지 분야를 중심으로 투자를 늘린다고 한다.

'성장주도형 재정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재정 목표도 미래지향적이다. 적극적인 재정 투자를 통해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그렇게 큰 산업이 다시 세원이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현재의 대한민국을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를 이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정부가 주도해 찾겠다는 기조 자체가 크게 환영받을 일이다.

대규모 예산안 마련만으로 끝날 일은 아니다. 정부는 이같은 미래 성장 동력 투자 기조가 반도체 호황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의한 호황이 끝나고 현재의 투자 성과가 다소 늦게 도출되더라도, 미래 투자 기조는 이어가야 한다.

세수 규모에 따라 지출 규모는 조정될 수 있지만 '미래'를 투자의 중심 축에 두는 기조를 지켜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는 2026∼2030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대략적으로는 밝혔으나, 이는 재정 수지 관리 방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 기조가 앞으로도 중단되지 않고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 고민을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미래 대한민국도 웃을 수 있다.

2027년도 예산안 관련 보고 받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2027년도 예산안 관련 보고 받는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