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도가 추진하는 하반기 히트펌프 보급 사업의 제품 공급사가 다음달 결정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국내 히트펌프 시장에서 주도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제주도 사업은 향후 전국 단위로 확대되는 난방 전기화 시장 향방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제주도청은 히트펌프 보급 사업 신청 마감일을 당초 지난달 31일에서 이달 10일까지 연장했다. 상반기 사업이 흥행한 만큼 히트펌프 물량 여유분 확보를 위해 마감일을 연장한 것으로, 향후 행정 절차 등을 감안하면 제조사별 최종 물량은 내달 초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히트펌프 보급 사업 대상은 총 1418가구로, 삼성전자·LG전자·대성히트에너시스·오텍캐리어 등 4개사가 참여했다. 제주도청이 각 기업에 배분한 물량은 삼성전자 501개, LG전자 427개, 대성히트에너시스 323개, 오텍캐리어 167개 등이다. 제주도청은 제조사별 평가를 통해 물량을 이같이 배분했다.
사업은 해당 가구가 특정 제조사 제품을 지정해 신청하는 방식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신청 가구 수가 제조사 물량 배정보다 많으면 보일러 사용 가구·단열 효율이 높은 가구·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가구·취약계층 가구 등을 평가해 고득점순으로 최종 공급 가구를 선정한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이 확보하는 최종 물량은 초기 수량 배분과 달라질 수 있다.
4개 제조사 중 어떤 기업이 최대 공급사 지위를 차지할지 주목된다. 상반기 제주도 히트펌프 보급 사업에서는 LG전자가 전체 1042가구 중 450가구에 공급, 1위 사업자에 올랐다. LG전자의 수성, 삼성전자의 반격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하반기 히트펌프 사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높은 시장 성장성과 상징성 때문이다. 정부는 재생 에너지 확대 차원에서 히트펌프를 도입하는 난방 전기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 지역 2460가구에 히트펌프를 설치하는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전국 공급량을 2029년 42만대, 2035년 350만대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히트펌프는 외부 열 에너지를 내부 열 에너지로 활용, 보일러 대비 연소가스 배출이 없고 화석연료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친환경 수요가 많은 유럽에 히트펌프를 공급 중이고, 시장이 본격 형성되고 있는 국내도 정조준하고 있다.
제주도는 난방 전기화 사업이 처음 시행되는 테스트베드이자 시장 선점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상징적 거점이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미래 먹거리로 히트펌프를 낙점했다”며 “제주도 시범 사업은 국내 주거 환경에 최적화된 히트펌프 공급 역량을 입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