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구민의 테크읽기] IFA 2026, 글로벌 산업 변화와 우리나라의 과제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독일 주요 언론은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의 세 가지 키워드를 인공지능(AI)·로봇·중국으로 요약했다. 가전 시장의 포화·코로나 19·유럽 경기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IFA는 AI와 로봇을 내세우면서 다시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인다. CES보다 중국 업체의 경쟁력을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동시에 IFA는 중국 기업들에 잠식되어 가는 독일과 유럽 시장의 현실도 보여줬다. IFA 2026에서 샤오미는 전기차 'SU7'을 대대적으로 전시했다. 현지에서 '포르쉐 타이칸을 베꼈다'라는 비판 기사도 나왔지만 한편으로는 샤오미와 독일 현지 판매 업체와 협력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중국 제품의 유럽 시장 확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전시 핵심이 된 AI와 로봇 분야에서 독일 회사의 경쟁력에 대한 아쉬움도 지적됐다. IFA 행사 직전에는 독일 산업계가 중국의 불공정 경쟁에 대한 강력한 대응 조치를 독일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IFA 2026은 산업적으로 AI와 로봇의 진화를 잘 보여줬다. AI 측면에서는 AI 에이전트의 진화, 개인용 슈퍼 컴퓨터의 발전, 온디바이스 AI와 AI 기기의 발전이 핵심 이슈가 됐다. 미국 AMD는 AI 주제 발표를 통해 AI 에이전트 빠른 발전에 대응하기 위한 개인용 슈퍼 컴퓨터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AMD는 2024년 700조 수준이던 월별 토큰 사용량이 지난해 1700조를 넘어 2030년 12경 수준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폭발적 토큰 사용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서 개인용 슈퍼 컴퓨터와 경량 AI 모델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개인용 슈퍼 컴퓨터의 발전은 향후 AI 에이전트 시대를 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HP·대만 에이서·중국 레노버 등 주요 기업과 함께 중국 GMK와 미니스 포럼도 개인용 슈퍼컴퓨터를 선보였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개인용 슈퍼컴퓨터 제품 전시가 없었던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AI 에이전트 측면에서는 에이서의 큐비 클로·LG의 씽큐 클로·유그린의 홈에이전트가 주목받았다. 에이서의 큐비 클로는 개인용 슈퍼컴퓨터에서 구동할 수 있는 자체 AI에이전트로 웹 정보 요약·여행 계획 수립·개인 정보 요약 등 AI 에이전트 예제도 함께 제공한다. LG는 스마트홈 전용 AI 에이전트 씽큐 클로를 선보였다. 기존 스마트홈 시스템이 사용자 질문에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형 시스템이었다면, 씽큐 클로는 상황에 따라 스마트 가전의 동작을 제안하고 실행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이다. 다양한 AI 에이전트의 진화는 개인용 슈퍼컴퓨터 발전과 맞물리면서 향후 진화의 핵심 이슈가 될 전망이다.

온디바이스AI 프로세서 측면에서는 우리나라의 K-AI 반도체 응용 제품 전시가 대표 사례가 됐다. 넥스트칩·텔레칩스·모빌린트·딥엑스·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의 AI 프로세서와 응용 제품이 전시되면서 글로벌 시장 확장을 기대하게 했다.

휴머노이드와 로봇 전시는 많은 관람객의 관심을 받으며 IFA 전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됐다. 다만 우리나라의 뉴로메카와 독일의 뉴라로보틱스를 제외하면 주요 전시가 대부분 중국 기업이었던 점도 이슈로 지적됐다. 중국 주요 로봇회사의 전시에는 현지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판매 계약을 진행하는 독일 협력사가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가전이나 자동차 산업과 다르게 유럽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이 초기부터 중국 기업 중심으로 발전해 나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IFA 2026에서는 우리나라 기업도 AI와 로봇·스마트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과 제품을 선보였다.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의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 gm1004@kookmi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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