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안전불감' 338건 적발…SK하이닉스 청주 119건·이천 도급승인 취소

반도체 제조업 27곳 집중점검…28건 사법처리·과태료 1억1200만원
청주 화재·폭발 위험요인 다수 적발…이천 작업절차 위반에 도급승인 취소
지난 15일 오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M11공장에서 SK하이닉스와 청주서부소방서가 민관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증착장비에서 실레인 가스가 누출돼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사진은 자위 소방대(S-ERT) 대원들이 화학복을 입고 환경 오염 측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M11공장에서 SK하이닉스와 청주서부소방서가 민관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증착장비에서 실레인 가스가 누출돼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해 이뤄졌다. 사진은 자위 소방대(S-ERT) 대원들이 화학복을 입고 환경 오염 측정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반도체 제조 사업장에서 화재·폭발·유해가스 누출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에서만 119건이 확인됐고, 이천캠퍼스는 유해화학물질 작업절차를 지키지 않아 도급승인이 취소됐다. 첨단산업을 대표하는 반도체 생산현장의 안전관리 수준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를 비롯한 반도체 제조업 27개소를 대상으로 6월 26일부터 9월 18일까지 집중점검한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총 338건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6월 청주캠퍼스에서 누출·화재 사고 2건이 발생한 것을 계기로 실시됐다.

노동부는 338건 가운데 28건을 사법처리하고 120건에 총 1억1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188건은 시정조치하고 도급승인 취소와 사용중지명령도 각각 1건 내렸다. 청주캠퍼스에서 119건, 나머지 26개 사업장에서 219건이 적발됐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는 불산·황산·염산·질산 등 유해·위험 화학물질과 고압가스를 취급해 화재·폭발이나 유해물질 누출이 발생할 경우 대규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청주캠퍼스에서는 총 119건의 법 위반이 확인됐다. 비상시 설비 내부 압력을 빼주는 안전밸브 전·후단에 차단밸브를 설치해 안전밸브 기능이 마비될 우려가 있는 사례가 적발됐다. 폭발위험장소에서 방폭 성능이 없는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한 사례도 확인됐다. 노동부는 안전보건규칙 위반 28건을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지난 6월 발생한 화재·폭발 사고는 공정안전보고서(PSM)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전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고 안전작업허가 대상인데도 허가 없이 가스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고표시 미부착과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미게시 등 84건에는 약 32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에서는 질산 폐액 작업 과정에서 노동자가 질산 폐액에 접촉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도급승인 작업절차서 미준수가 적발됐다. 노동부는 도급승인을 취소하고 시정지시 39건과 과태료 8건, 2770만원을 부과했다.

나머지 반도체 사업장 26개소에서도 총 219건의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황산 배관 엔드캡 미설치, 밸브 개폐방향 미표기, 가스감지기 미설치 등이 적발됐다. 추락·감전·끼임 방지조치 미흡과 밀폐공간 작업 표지 미부착 사례도 다수 확인됐다.

노동부는 이들 사업장의 안전보건규칙 위반 181건을 시정조치하고 13개 사업장의 36건에 약 8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안전검사를 받지 않은 산업용 리프트가 적발된 한 사업장에는 사용중지명령을 내렸다. 이번 위반사례는 관련 협·단체를 통해 업계에 전파해 점검 대상이 아니었던 사업장도 위험요인을 자체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류현철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반도체 공장은 유해가스·고압가스를 다루는 만큼 작은 관리 소홀도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사고는 경고등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반도체 산업에 걸맞게 중대재해 예방 역시 최고 수준으로 관리할 것”을 당부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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