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퀄컴이 최근 인수를 완료한 모듈러를 통해 개방형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플랫폼' 구축에 나선다. 서로 다른 AI 하드웨어에서도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개방형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시도다. AI 인프라에 선택지를 높일 수 있어 다양한 하드웨어를 검토 중인 국가별 '소버린 AI' 전략에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마우이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서밋 2026'에서 모듈러를 통해 “이기종 컴퓨팅 환경 전반에서 AI를 개발하고 최적화할 수 있는 통합 SW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업계 전체가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모듈러는 이기종 AI 반도체 칩에서도 쉽게 AI 모델을 개발·최적화·배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소프트웨어 플랫폼 회사다. 기존에는 엔비디아·AMD·인텔·퀄컴 등 서로 다른 AI 반도체 칩에 맞춰 AI 개발자가 모델과 커널을 따로 수정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모듈러는 모조(Mojo)·맥스(MAX) 등 AI 프로그래밍 언어와 AI 모델링 및 프레임워크 등으로 특정 하드웨어 종속성을 낮추는 AI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퀄컴이 인수했다.
아몬 CEO는 “개발자들이 서로 다른 가속기, 하드웨어 아키텍처 및 플랫폼에 맞춰 AI 워크로드를 각각 최적화해야 하는 복잡성 존재한다”며 “모듈러는 퀄컴 하드웨어에 한정되지 않고, 다른 반도체 기업의 하드웨어와 아키텍처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조와 맥스를 오픈소스로 공개, 퀄컴 스냅드래곤뿐 아니라 다양한 하드웨어 아키텍처에서 AI 워크로드를 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전략은 엔비디아 쿠다(CUDA) 등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은 개방형 AI 생태계를 만들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국가 별로 추진 중인 소버린 AI(AI 주권)을 겨냥한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소버린 AI는 데이터, AI 모델, 디지털 인프라 및 경제적 가치에 대한 국가 통제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기술 혁신 및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단순 기술적 고립에서 벗어나 AI 선택권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해야 한다. 모듈러는 단일 하드웨어·소프트웨어·클라우드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이기종 컴퓨팅 환경을 지향하는 만큼, AI 모델과 인프라 선택권을 확장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퀄컴코리아 관계자는 “퀄컴과 모듈러의 접근 방식은 정부와 국내 기관이 데이터, 모델 및 디지털 인프라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인프라, 클라우드, AI 모델 및 하드웨어 플랫폼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국내 개발자, 기업 및 연구기관이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고 자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배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마우이(미국)=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