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방송, K-미디어 '기간 플랫폼'으로”…요금·채널 규제 손질 제안

생성형 AI 이미지
생성형 AI 이미지

유료방송이 단순 채널 전송 사업자를 넘어 K-미디어 생태계를 떠받치는 '기간 미디어 플랫폼'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방송 중심 규제체계를 개편하고 요금·상품·채널 편성 등 유료방송의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30일 한국IPTV방송협회와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KT스카이라이프가 공동 개최한 '지속가능한 미디어 생태계와 규제 혁신' 세미나에서 유료방송 정책 프레임을 '기간 미디어 플랫폼' 관점에서 재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국내 유료방송은 시청각 미디어 생태계에서 사업자와 이용자 사이의 콘텐츠·서비스를 매개하는 특수한 플랫폼 사업자”라며 “사실상 국내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간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상파와 PP뿐 아니라 국내외 OTT와 동영상 플랫폼 역시 케이블·위성·IPTV의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유료방송의 약화를 개별 사업자의 위기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글로벌 유통망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 PP와 지역채널에는 유료방송이 주요 시장 접근 수단이다. 홍 교수는 “유료방송 경쟁력은 산업 보호의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 생태계의 경쟁성과 다양성 확보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향후 '콘텐츠 서비스 혁신 플랫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노창희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소장은 국내 방송산업이 구조적 축소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2025년 전체 방송사업매출은 18조6495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했고 2022년 정점 대비 1조2642억원 줄었다. 성장세를 이끌던 IPTV 매출 증가율도 0.1%에 그쳤다.

노 소장은 “아날로그·독과점 시대에 설계된 법체계가 디지털·융합 환경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며 “요금·상품·채널 구성의 자율성 제약이 혁신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현재 '수리를 요하는 신고' 방식인 유료방송 이용요금을 자기완결적 신고제로 전환하고 결합상품도 신고 대상으로 바꾸는 방안이 제시됐다. 알라카르트와 소규모 패키지 등 상품 설계 자율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 소장은 “다양한 요금제와 상품 출시를 통해 가격 경쟁에서 가치 경쟁으로 전환하고 이용자의 실질적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채널 규제 역시 단계적 완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SO 15개, 위성방송 14개, IPTV 11개인 의무편성 채널을 단계적으로 축소한 뒤 중장기적으로 폐지하고, 공적 채널은 의무편성 대신 지원·유인 방식으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사업자의 비용 부담 완화 요구도 나왔다. KT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유료방송 산업의 가입자 감소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방송통신 발전기금과 전파사용료 등 정부에 직접 납부하는 비용도 변화된 시장환경을 반영해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 ET Ev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