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AX 다음은 GX”…1220조 투입해 '녹색 제조강국' 만든다

정부, 10년간 재정·기후금융 등 1000조 지원
기업 주도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 220조 투자
SMR·배터리·태양광 등 10대 녹색산업 집중 육성
2030 재생E 100GW…주력 제조업 탈탄소 전환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 전환(AX)에 이어 녹색전환(GX)이 대한민국 차세대 성장전략 본궤도에 오른다. 정부가 향후 10년간 재정·기후금융 등 1000조원을 지원하고 기업은 220조원 규모의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철강·석유화학 등 주력 제조업의 탈탄소와 함께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소형모듈원자로(SMR) 등 10대 녹색산업을 집중 육성해 '녹색 제조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7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에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추진하는 10년짜리 국가 녹색전환 전략이 공개됐다. 정부는 탄소중립을 비용과 규제의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기술혁신과 신시장 창출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산업 경쟁력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신성장동력 K-GX' △지역과 국민이 전환의 혜택을 공유하는 '모두의 K-GX' △정부 지원으로 민간투자를 끌어내는 '지속가능한 K-GX' 등 3대 방향으로 추진한다.

핵심은 대규모 민간 투자다. 기업 주도로 220조원 규모의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청정에너지 공급망 자립, 국가 주력산업 탈탄소화, 모든 이동수단의 전동화, 국민 주거공간 GX 등 4대 분야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정부는 전기차·배터리·태양광·풍력·소형모듈원전(SMR)·전력기기·전력반도체·히트펌프·수소·탄소포집·활용·저장(CCUS)을 '국가대표 10대 녹색산업'으로 선정했다. 기술개발부터 실증·상용화, 국내 생산까지 지원해 글로벌 녹색시장을 선점한다.

SMR은 동남권을 글로벌 생산기지로 육성한다. 2035년까지 혁신형 SMR 1호기를 상용화하고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추진한다. 2030년까지 창원에 연간 20기 이상 생산능력을 갖춘 SMR 파운드리 공장을 구축해 동남권을 글로벌 SMR 제조 허브로 키운다.

태양광은 2028년까지 탠덤셀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충북 진천·음성을 중심으로 생산시설 구축을 지원한다. 실리콘·페로브스카이트 일체형 탠덤셀 상용화와 핵심 기자재 경제안보품목 지정 등을 통해 국내 공급망도 강화한다.

배터리는 전고체·소듐 등 차세대 제품 상용화를 앞당긴다. 충북 오창에 소듐전지 기반 ESS 파일럿 라인을 2027년까지 구축하고 제주에서 10㎿급 ESS 실증을 2029년까지 추진한다. 중국산 비중이 높은 LFP 중심 ESS 시장의 대체 수요를 선점하고 리튬 의존도를 낮춰 공급망 안보를 강화한다.

풍력은 2034년까지 20㎿ 이상급 초대형 해상풍력 터빈 모델을 개발한다. 하부구조물·터빈·케이블 등 해상풍력 공급망을 구축해 수출산업화를 추진한다. 전력산업에서는 2029년까지 GW급 대용량 초고압직류송전(HVDC) 해저케이블 등 핵심 기자재 국산화와 전력반도체 기술 상용화를 추진한다.

주환욱 재정경제부 정책조정국장은 “화석연료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서 녹색전환은 생존 전략이자 미래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축”이라며 “탄소중립 노력을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왼쪽)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오른쪽),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7일 서울 한 회의장에서 열린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 전략 국민보고회 시작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수소환원제철 띄우고 재생e 100GW…주력산업 '그린 리빌딩'

국내 산업 탄소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방식도 바꾼다. 철강·석유화학·시멘트·정유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다배출 업종을 중심으로 탈탄소 공정 전환에 속도를 낸다.

철강은 2030년까지 30만톤급 수소환원제철 실증을 추진하고 2037년 상용화를 목표로 세계 최초 그린철강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 청정수소 생산기지를 조성하고 기업 투자를 전제로 저렴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저탄소 철강 인증과 공공조달을 활용해 초기 시장을 창출한다.

석유화학은 2028년까지 전기로 가동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핵심기술을 개발한다. 바이오·폐플라스틱 등 재활용 원료 사용 비중을 2035년까지 10% 수준으로 높인다. 정유산업은 지속가능항공유(SAF) 등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한다.

시멘트는 클링커 사용량을 줄여 혼합시멘트 생산 비중을 현재 16%에서 2035년 40%까지 확대한다. 반도체·디스플레이는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낮은 공정가스 대체기술을 개발하고 2035년까지 저감장치를 상용화한다. 중소 협력사의 탄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탈탄소전환센터 설립도 지원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조기 달성을 추진한다. 시화·화옹지구 등 계통 여유지역을 활용한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태양광·풍력 입지를 전방위적으로 발굴한다. 경쟁입찰 중심으로 보급제도를 개편해 발전단가도 낮춘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맞춰 전력망도 확충한다. 2030년까지 기존 전선을 대용량으로 교체해 추가 송전용량을 확보하고 재생에너지 발전단지와 수요처를 연결하는 직류 송배전 산업을 육성한다.

◇전기차 보조금 '지역 차등'…기후테크 200곳에 최대 100억

수송 부문은 자동차를 넘어 버스·철도·선박·건설기계까지 전동화를 확대한다. 2035년 신규 차량의 70% 이상을 전기·수소차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지역별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 등을 고려해 전기차 보조금 체계를 개편한다. M-버스와 간선급행버스체계(BRT)를 확충하고 전기열차의 단계적 교체와 수소열차 실증도 추진한다. 울산에는 전기추진 선박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인공지능(AI) 기반 자율형 농기계·건설기계 개발도 지원한다.

기후테크 스타트업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운다. 향후 4년간 유망 기후테크 기업 200곳을 선정해 최대 100억원의 사업화·해외진출 패키지를 지원한다. 대기업·공공기관과 연계한 실증 테스트베드를 확대하고 5년간 청년 GX 전문인력 5만명도 양성한다.

지역에서는 '5극 3특'을 중심으로 GX 거점을 조성한다. 나주는 한국전력과 한국에너지공대를 중심으로 에너지 신산업 생태계를 만들고, 제주에서는 ESS·가상발전소(VPP)·히트펌프 등을 연계한 탄소중립 모델을 실증한다.

◇재정·기후금융 1000조 '마중물'…국내생산 세액공제 도입

민간의 220조원 규모 시그니처 프로젝트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도 재정·금융·세제 지원을 총동원한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5년까지 재정 200조원과 기후금융 790조원 이상 등 총 1000조원 규모를 지원한다. 기후대응기금을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녹색국채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과 세부 방안을 마련한다.

산업은행·기업은행·수출입은행·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 5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기후금융은 지방과 중소·중견기업에 중점 배분한다. 다배출 업종의 친환경 전환을 지원하기 위한 전환금융도 본격 가동한다.

태양광·풍력·이차전지 주요 품목에는 국내생산세액공제를 도입하고 SMR은 국가전략기술 지정을 추진한다. 순환경제 규제특례구역을 도입하고 GX 핵심기술 보유기업에는 인허가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정부는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민관합동 K-GX 협의체를 통해 정책과제 이행과 민간 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다.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약 220조원 투자). 자료 출처 : 재정경제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K-GX 시그니처 프로젝트(약 220조원 투자). 자료 출처 : 재정경제부·기후에너지환경부 등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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