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추진하는 162조3000억원 규모의 미래대응기금을 놓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충돌했다. 야당은 국회 통제를 벗어난 '쌈짓돈'이라며 철회를 요구했고, 정부와 여당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라고 맞섰다.
8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의 기획예산처 국정감사에서는 미래대응기금의 재정건전성 영향과 지역별 재원 배분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를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자하기 위해 정부가 신설을 추진하는 기금이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104조원을 여유자금으로 쌓아놓고 106조원을 국채로 발행하는 것은 역마진 구조”라며 “미래대응기금은 정부가 마음대로 주무르는 쌈짓돈으로, 미래소멸기금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내년 기금 사업 130개에 45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점을 들어 다년도 사업비가 늘어나면 현 정부 임기 중 기금이 소진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의원도 국회의 예산 심사 기능 약화와 특정 지역에 대한 투자 편중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은 미래를 살리는 기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국가채무 상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되고 구조적 전환기에 긴축의 악순환으로 침체에 빠지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금의 존속 기간은 앞으로 얼마를 지출하고 얼마의 재원이 들어오는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며 “단년도·다년도 사업의 구분과 향후 기금의 존속 기간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사업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지역 편중 논란에 대해서도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체의 첨단산업, 특히 반도체 산업의 지속을 위해 전략적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청년과 성장엔진 사업은 대부분 골고루 가고, 교육·인재 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선을 그었다.
지방교부세 재원을 기금에 활용하면서 지방재정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지방에 가는 돈의 총량은 결코 줄어들지 않는다”며 “내후년에는 101조원까지 뛸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재정의 급격한 변동을 막기 위한 안정화 장치라고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우리 정부가 끝나는 2030년까지 지방에 가는 돈의 총량을 봐달라”며 “모수 개혁으로 마련된 재원을 다른 데 쓰지 않고 미래대응기금에 적립해 지방 지원에 쓰게 된다”고 밝혔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야당의 쌈짓돈 비판을 두고 “정쟁적인 언어에 불과하다”며 미래대응기금은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재원이라고 정부를 옹호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