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00억달러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 구축…韓과 주도권 경쟁

WB·ADB와 ‘POWERR Asia’ 연계…JICA·JBIC까지 금융 총동원
인도 그린암모니아·동남아 인프라 등 실물 프로젝트 투자 확대
韓은 IEA와 ‘RISE ASIA’ 출범…2028년 실증·인프라 투자 본격화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왼쪽)이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59차 ADB 연차총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DB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왼쪽)이 간다 마사토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와 지난 5월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제59차 ADB 연차총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ADB

일본이 100억달러 규모 자금을 앞세워 아시아 에너지·자원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낸다. 다자개발은행(MDB)을 통해 동남아·남아시아 에너지 인프라와 그린 암모니아 등 실물 투자를 확대한다. 한국도 국제에너지기구(IEA)와 '회복탄력적·통합적 아시아 에너지 안보 협력(RISE ASIA)'를 출범시킨 가운데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한·일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최근 일본 정부와 추진하는 아시아 에너지 안보·공급망 관련 투자 계획을 각각 발표했다. 두 사업은 일본이 100억달러 규모로 추진하는 '아시아 에너지·자원 회복력 강화 파트너십(POWERR Asia)' 구상과 연계됐다.

일본은 POWERR Asia를 토대로 WB와 '밸류체인·에너지안보 강화 프로그램(DRIVE)', ADB와 '에너지안보·장기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ACCEL)'을 구축했다.

WB는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에너지 인프라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WB그룹 산하 국제금융공사(IFC)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와 함께 싱가포르 정부 이니셔티브에 따라 조성되는 '이머징 아시아 인프라 크레디트 펀드'에 투자한다.

펀드는 총 7억5000만달러 규모를 목표로 블랙록 산하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GIP)가 운용한다. IFC는 최대 5000만달러를 투자한다. 동남아·남아시아에서 에너지원 다변화와 에너지 효율 향상, 탄소배출 감축 등을 위한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공급한다.

WB와 일본은 향후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등과도 협력을 확대한다. 공공·민간 금융과 위험분담 수단을 결합해 에너지 시스템과 공급망 사업에 민간자본을 추가로 유치한다는 구상이다.

ADB를 통한 투자는 인도 그린 암모니아로 향한다. 인도 AM그린암모니아가 추진하는 세계 최대급 그린 암모니아 생산시설에 자금을 공급한다. JICA가 출자하고 ADB가 운용하는 '아시아 민간 인프라 선도기금 2(LEAP 2)'를 통해 1억달러를 대출한다.

사업은 기존 천연가스 기반 암모니아·요소 생산시설을 재생에너지 기반 그린 암모니아 시설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완공되면 연간 약 110만톤의 그린 암모니아를 생산한다. 비료·산업 원료 생산 과정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동시에 인도의 그린 암모니아 수출 기반 구축도 겨냥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7일 청와대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함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9월 17일 청와대에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과 접견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함뉴스.

한국도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 협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다. 한국과 IEA는 지난달 'RISE ASIA'를 출범시켰다. 원유·액화천연가스(LNG) 수급 정보 공유와 조기경보·공동비축부터 청정에너지 공급망,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발 전력수요 대응까지 아시아 차원의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한국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IEA와 공동연구와 역내 에너지 회복력 분석을 진행하고 2027~2028년 위기대응 공동훈련과 우선순위 사업을 발굴한다. 2028년부터는 후속 재원을 연계해 실증·인프라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홍승관 고려대 교수는 “AI·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아시아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일본이 MDB와 개발금융을 앞세우고 한국이 IEA를 중심으로 역내 협력 플랫폼 구축에 나서면서 아시아 에너지 공급망을 둘러싼 한·일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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