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등산로 통신 품질평가에서 통화 성공률이 96~99%에 달했지만 국가숲길에서는 통신이 끊기는 구간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전체 숲길 길이의 91%를 차지하는 지방숲길은 실태조사에서도 빠져 있어 산악사고 시 구조 요청을 가로막는 통신 사각지대를 전수조사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인 서삼석 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통신서비스 품질평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한라산 등 조사 대상 등산로의 통화 성공률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96~99% 수준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림청이 지난 2023년 조사한 '국가숲길 통신음영구역 현황' 자료에는 조사 대상 국가숲길 8곳 모두에서 총 42개 통신 음영지역이 확인됐다. 특히 지리산둘레길에서는 통신 음영구간이 최대 6.6k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기관의 조사 결과 차이는 조사 범위와 방식이 다르기 때문으로 보인다. 과기부는 등산로별로 임의 선정한 1개 코스를 이동하며 통신 품질을 평가했고, 음영 지점의 GPS 좌표는 기록하지 않았다. 반면 산림청은 국가숲길 8곳의 전체 코스를 조사하고 음영 지점의 GPS 좌표까지 파악했다.
게다가 산림청 조사에서도 지방숲길은 제외됐다. 전국 숲길 4만 996km 가운데 지방숲길은 3만 7307km로 91%를 차지하지만 통신 취약구간의 위치와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은 실정이다.

또한 과기부·소방청·산림청 등은 산악사고 발생 지점과 통신 음영구간의 연관성도 분석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위험지역과 통신 취약구간을 연계한 안전관리체계가 미흡한 셈이다.
결국 정부가 산악사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통신 품질 평가와 안전관리를 별개로 다루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악사고는 위치 파악과 신속한 구조 요청이 핵심이지만 조난·부상으로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 통신마저 끊기면 구조 요청이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통신서비스 이용이 가능한지 제대로 점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서 의원은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등산로 통화 성공률은 100%에 가깝지만 실제 국가숲길 8곳 모두에서 통신 음영이 확인됐다”며 “산악사고는 발생 위치와 구조 요청 가능 여부에 따라 인명피해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평균 통화 성공률만으로 국민의 안전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통신 사각지대 해소를 통신사업자의 자율적인 노력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면서 “과기정통부와 산림청, 소방청, 통신 3사가 공동으로 국가숲길뿐 아니라 지방숲길까지 통신 취약구간을 전수조사하고 긴급구조 요청이 가능한 통신환경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시설 개선계획과 이행점검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