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저궤도 통신위성 발사를 위한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위성망 주파수 국제 등록 건수가 2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저궤도 위성통신망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시장 진입 관문과도 같은 주파수마저 빠르게 포화하고 있다. 주파수 등록을 서두르고, 2035년으로 예정된 통신위성 발사 시점을 앞당길 필요성이 제기된다.
20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연내 ITU에 위성망 국제 등록을 진행하기 위한 위성망 운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2035년 상용화를 목표로 한 한국형 독자 저궤도 위성통신망 운용을 위한 첫 주파수 신청에 나선 것이다. 위성통신 사업을 하려면 ITU에 궤도, 위성 수 및 배치, 주파수 등 사용 계획을 사전 등록(Filing)해야 한다. ITU는 신청 순서에 따라 우선권을 부여하지만 7년 이내 실제 위성을 발사해 주파수 운용 사실을 입증하는 등 이행 실적을 채워야만 실제 주파수를 할당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발표한 우주항공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128~512기의 저궤도 위성 발사 시나리오 중 하나를 선정해 늦어도 12월 중 등록하는 것이 목표다. 상용화 시점이 10년 가까이 남아 선제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지만 현재 주파수 확보 동향을 고려할 때 오히려 늦었다는 게 전문가 평가다.
통상적으로 위성망으로 쓰이는 주파수는 Ku 대역(약 10.7~14.5㎓)과 Ka 대역(약 17.75~40㎓)이다. Ku 대역은 스타링크, 원웹 등이 각각 1만2694기, 648기 등을 발사하며 사실상 주파수를 독점해 신규 자원이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Ka 대역이 대안이지만 이마저도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대만 등이 빠르게 등록하며 포화 상태에 이르렀다. ITU Ka 대역 파일링 등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위성망 국제 등록은 총 153건, 신청 위성 수는 58만3955기에 달한다. 아마존은 등록에 이어 자국규제기관인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총 7736기의 저궤도 위성 발사를 승인받는 등 주파수·궤도를 선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1년과 2024년 KT SAT 2건이 유일하다. 신청 시점은 물론 미국, 유럽, 중국 등과 비교해 상용화 일정도 3~5년 늦다. 이 기간 미국·유럽·중국 등 통신위성이 우리가 염두에 둔 위성 주파수와 궤도를 선점하면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이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초 목표했던 2035년 상용화 시점을 앞당기되 우리보다 앞서 주파수, 궤도를 확보한 국가·기업과 협업해 공동 위성통신망 사업 추진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또 민간의 위성망 국제등록을 활용하거나 우리보다 우선순위에 국가·기업과 협상해 자원을 인수하는 방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강충구 고려대 교수(위성통신포럼 위원장)는 “정부의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 목표는 내수가 아닌 글로벌 서비스”라며 “민간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가 수요 창출 등을 지원하되 우리가 확보한 주파수, 궤도 자원의 한계와 기술 격차 등을 고려해 해외 주요 위성통신 기업과 협업해 생태계를 조성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기존 2035년 상용화 목표 외에도 조기 상용화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