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연구진이 실제 소고기처럼 결이 살아 있고 마블링까지 구현한 스테이크형 배양육을 개발했다. 생산비를 기존 배양육보다 최대 80% 줄여 상용화 시 한우 등심의 절반 수준인 1㎏당 4만원대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진 고기 형태에 머물던 배양육 기술을 덩어리 고기로 확장하면서 가격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가다.
2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경상국립대학교 주선태 교수 연구팀은 식물성 단백질과 배양 근육세포를 결합한 '3차원 정육형 하이브리드 배양육'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에는 충북대와 경북대, 엠제닉바이오가 공동 참여했으며, 2021년 4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약 5년간 정부 연구개발 지원을 받았다.
배양육은 동물에서 채취한 세포를 배양해 만드는 대체 단백질 식품이다. 가축 사육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과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미래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높은 생산비와 실제 고기와 다른 식감이 상용화의 걸림돌로 꼽혀 왔다. 기존 제품 역시 대부분 햄버거 패티나 너깃 등 다진 고기 형태에 집중됐다.
연구팀은 완두·콩·밀 등 식물성 단백질을 뼈대로 삼고 배양한 근육세포를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공법으로 한계를 극복했다. 혼합한 원료를 국수처럼 가느다란 근육 섬유 형태로 뽑아낸 뒤 여러 가닥을 묶어 실제 고기와 유사한 덩어리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다.
여기에 식물성 기름과 소기름을 혼합한 지방 성분을 입혀 마블링도 재현했다. 지방 함량과 배치를 조절하면 등심·안심·채끝 등 부위별로 다른 형태와 부드러움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 공정도 개선했다. 연구팀은 세포를 배양하는 지지체를 반복 사용하는 기술을 적용하고, 미세 근육 섬유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장형 장비를 자체 개발했다. 식물성 단백질로 배양 세포의 일부를 대체하면서 원료비 부담도 낮췄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생산비를 70~80% 절감했다. 연구팀은 제품이 상용화되면 1㎏당 약 4만원대에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비교 기준인 1등급 한우 등심 가격은 1㎏당 약 8만원이다.
다만 4만원대는 향후 상용화를 전제로 한 예상 가격으로 실제 판매가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대량생산과 제품 출시를 위한 후속 절차도 남아 있다.
연구팀은 기술 사업화를 위해 2024년 7월 연구실 창업기업인 오렌지카우를 설립했다. 지난해 제작한 3차원 정육형 배양육 시제품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주선태 경상국립대 교수는 “갈아 만든 고기 형태에 머물던 배양육을 진짜 스테이크처럼 결이 씹히는 덩어리 고기로 만들고, 한우 등심의 절반 가격 수준으로 낮춘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박홍재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장은 “국내 대학 연구진이 미래 식량 문제 해결에 기여할 배양육 기술을 확보했다”며 “연구 성과가 실제 식탁에 오를 수 있도록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