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인공지능(AI) 신약 개발부터 첨단재생의료, 의료데이터 활용까지 바이오 분야 규제를 완화한다. AI 활용 의약품의 심사기준을 마련하고 허가 전에 생산한 의약품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허가 후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기준을 통일해 연구 심의 기간도 약 25일 단축할 계획이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2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제2차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바이오 분야 규제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첨단재생의료와 의료데이터 활용 규제를, 식약처는 의약품 개발·허가·심사 규제를 개선한다.

식약처는 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의약품의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기존에는 신약 개발 과정에 적용된 AI 기술을 평가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기업들이 허가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심사기준을 명확히 해 개발 과정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신약 개발 기간과 비용을 절감하도록 지원한다.
품목허가 이전에 제조한 의약품의 판매도 허용한다. 현재는 허가 신청 등을 위해 사전에 생산한 의약품을 전량 폐기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제조·품질관리기준(GMP)을 준수하고 공정 밸리데이션을 완료하는 등 요건을 충족하면 허가 후 판매할 수 있다. 의약품 공급 시기를 앞당기고 기업의 생산 부담을 줄이려는 조치다.
복지부는 병원마다 다른 의료데이터 가명처리 기준을 통일한다. 의료기관별로 가명처리 수준과 요구 서류가 달라 연구자들이 겪었던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11월 보건의료데이터 활용 가이드라인을 개정할 예정으로, 데이터 심의 기간이 약 25일 단축되고 170억8000만원의 편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했다.
의료데이터 원격 분석도 허용한다. 현재는 연구자가 의료데이터를 분석하려면 주로 병원 내 폐쇄 분석실을 직접 방문해야 하지만, 앞으로는 외부에서도 원격으로 분석할 수 있도록 기준을 마련한다. 12월 관련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연구자의 이동·인건비 등 약 581억5000만원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했다.
첨단재생의료 분야에서는 배양된 자가면역세포를 활용한 치료의 위험도를 중위험에서 저위험으로 조정한다. 기존에는 2~3년이 소요되는 임상연구를 거쳐야 했지만, 위험도 조정에 따라 별도 임상연구 없이 치료계획 제출과 심의를 거쳐 치료할 수 있도록 한다. 관련 고시는 이달 제정할 예정이다.
제대혈 은행 등에 보관된 원료세포를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와 치료에 활용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도 추진한다.
식약처는 제네릭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허가·심사 절차도 간소화한다. 동등성이 명확한 수용성 주사제는 입증자료 제출을 면제하고, 기존 허가 제품과 제형 차이가 경미한 일반의약품은 제출자료를 줄인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규제지원도 강화한다. 오는 12월 31일 시행되는 'CDMO 규제지원 특별법'에 따라 수출제조업 제도를 신설하고 GMP 인증과 원료물질 정부 인증체계를 구축한다.
한편 AI·소프트웨어와 의약품이 결합된 디지털융합의약품에는 제품별 공동대응팀을 운영한다. 임상시험 설계 가이드라인과 원스톱 통합심사를 위한 표준 업무절차도 마련해 개발부터 허가까지 지원할 방침이다.
이상혁 기자 fak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