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연구진이 '고체 전해질'을 매우 얇게, 대면적에서 결함없이 균일하게 만드는 '전사 인쇄' 공정을 개발했다. 고체 전해질은 전고체전지 핵심 부품으로, 향후 롤투롤 공정 적용이 가능한 고안전·고에너지 전고체전지 제조가 기대된다.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신석민)은 강영구 책임, 박명수 선임 연구이 가닛계 산화물 고체전해질 LLZTO를 활용해, 별도 기판에 고체전해질 막을 먼저 만든 뒤 전극에 옮기는 전사 인쇄 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전고체전지는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기반 전해질을 이용해 화재 위험을 낮추고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다. 고에너지 밀도를 확보하려면 2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얇고, 넓은 면적에서 두께도 균일해야 한다.
기존 고체전해질을 별도 필름으로 만드는 방식은 찢어지지 않기 위해 70~120㎛까지 두꺼워져야 했다. 전극에 반죽(슬러리)을 직접 바르는 방식 역시 액체 상태 슬러리가 다공성 전극 내부로 스며들어 전극이 변형되거나, 두께가 균일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고체전해질 슬러리를 PET-PDMS 기판에 코팅·건조한 뒤, 완성된 얇은 막만 롤러로 압착하며 스티커처럼 전극으로 옮기는 전사 인쇄 방식을 적용했다. 이때 여러 소재를 시행착오로 시험하는 대신, 코팅 과정과 전사 과정에 적합한 재료 간 친화도를 한센 용해도 지수(HSP)로 계산해 최적 조건을 설계했다.
코팅 단계에서는 슬러리가 기판에 고르게 퍼질 수 있도록 친화도가 높은 조합을, 전사 단계에서는 건조된 막이 기판에서 쉽게 떨어질 수 있도록 접착력이 낮은 조합을 선택했다.
그 결과 6×20㎝, 총 120㎠ 면적에서 평균 두께 15㎛, 편차 약 1㎛의 균일한 고체전해질 층을 구현했다. 전극에 직접 코팅한 경우는 6×11㎝ 면적에서도 막 두께가 10~25㎛로 불균일했다.
전해질 성능도 향상됐다. 25도에서 이번 하이브리드 고체전해질의 리튬이온 전도도는 일반 배터리에 널리 쓰이는 PE 분리막에 동일한 고분자 전해질을 채운 비교군보다 약 50% 높았다. 리튬이온 전달수도 비교군의 약 2배였다.
전사 인쇄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코팅 방식과 비교한 결과, 100회 충·방전 후 용량 유지율은 전사 인쇄 전지가 83.6%, 직접 코팅 전지가 36.1%였다. 안전성도 개선됐다.
강영구 책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막을 전극에 직접 바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줄일 수 있어 대면적 생산 시 불량 감소와 생산수율 향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신석민 화학연 원장은 “앞으로 한센 용해도 지수 예측 노하우를 AI와 접목해 보호막·기능성 코팅층 등 다양한 이차전지용 박막 제조에도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에 9월 게재됐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