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의 불공정 입찰 근절 지시에 따라 도입한 입찰보증금 시범 사업에서 입찰 건당 평균 투찰 업체 수가 83.9% 감소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페이퍼컴퍼니 의심 업체에 대한 입찰보증금 부과를 본격 시행하고 상습 심사포기 업체 관리도 강화한다. 계약이행 능력이 없는 업체의 무분별한 참여를 사전에 차단해 건실한 기업의 낙찰 기회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조달청(청장 백승보)은 내달 16일부터 '물품 구매 무분별 입찰 근절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업의 정당한 낙찰 기회를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대책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불공정 입찰 근절 지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업무보고에서 페이퍼컴퍼니를 활용한 불공정 입찰을 방치하지 말라고 당부한 데 이어 올해 7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도 입찰보증금 납부·몰수 제도의 시행 여부와 페이퍼컴퍼니 감소 실적을 직접 점검한 바 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사후 제재가 아닌 계약이행 능력이 없는 업체의 무분별한 입찰 참여를 사전에 차단하는 데 있다.
정부는 우선 페이퍼컴퍼니 의심 업체에 대한 입찰보증금 부과를 다음 달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한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시범 사업을 통해 무분별한 입찰이 우려되는 품목을 지정하고 입찰보증금을 부과했다. 그 결과 입찰 건당 평균 투찰 업체 수가 355개사에서 57개사로 83.9% 감소했다. 평균 낙찰 순위 역시 41위에서 1.5위로 낮아졌다. 정부가 '입찰보증금' 제도를 확대하기로 한 이유다.
또한 2027년부터 '기타공급품명'을 500개 초과해 등록하는 업체는 신용평가등급확인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해당 확인서의 유효기간도 1년으로 설정해 실효성도 높였다.
상습적으로 낙찰심사를 포기하는 업체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정부는 정당한 이유 없이 심사서류를 제출하지 않거나 심사를 포기한 업체에 대해서는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입찰보증금 부과 기준이 되는 상습 심사포기 횟수도 기존 5회에서 2회 이상으로 강화한다. 이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아울러 계약이행 능력이 없는 기업들이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업체 등록정보 등 관련 데이터도 상시 관리할 계획이다.
업체등록정보와 계약정보 등을 통해 페이퍼컴퍼니 혹은 '벌 떼 입찰' 의심 업체를 사전에 거르는 체계가 마련되는 셈이다.
백승보 조달청장은 “공공조달은 무엇보다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계약이행능력이 없는 업체가 무분별한 입찰로 공공계약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를 근절함으로써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건실하게 경영하는 기업들이 공공조달 계약을 수주할 수 있도록 공정한 조달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