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지원 끝난 DB 교체 나선다…보안·장애 위험 선제 대응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전자신문 DB]
5대 금융지주 본사 전경. [사진= 전자신문 DB]

은행권이 제조사 지원이 끝났거나 종료를 앞둔 데이터베이스(DB) 등 기반 시스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비대면 금융 확대로 전산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보안 업데이트가 끊긴 시스템을 미리 바꿔 해킹과 서비스 중단 위험을 줄이려는 것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일부 업무 시스템에서 사용해 온 MySQL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8.0을 장기지원 버전인 8.4로 전환한다.

MySQL 8.0은 4월 지원이 종료(EOL)됐다. 오라클은 사용자에게 장기지원 버전인 8.4 등으로 옮길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원이 끝난 제품은 새로 발견된 오류 수정이나 보안 업데이트를 받기 어려워, 오래 쓸수록 운영 부담과 보안 위험이 커진다.

우리은행은 사전 테스트와 기존 업무 영향도 분석을 거쳐 시스템을 전환할 방침이다. 새 기능 도입보다 안정적인 기술지원 환경을 확보하고, 전환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서비스 장애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IBK기업은행도 DBMS 운영 체계를 정비하며 지원이 끝났거나 종료가 임박한 소프트웨어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역시 제조사 서비스가 종료된 노후 시스템을 우선 정비 대상으로 관리하며 취약 지점을 줄이고 있다.

노후 시스템 정비와 함께 DB 체질 개선도 병행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은 지주와 은행·증권·카드 등 계열사에 오픈소스 기반 DBMS를 그룹 표준으로 도입했다. 외산 상용 DB 의존도를 낮춰 비용을 절감하고 특정 업체에 대한 기술 종속을 줄이는 한편, 클라우드 전환에도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금융당국도 최근 금융회사 보안점검에서 최신 보안패치 미적용과 제조사 기술지원이 끝난 시스템 관리 미흡을 주요 취약 요인으로 지적했다. 은행권의 이번 정비는 특정 사고 대응보다 이 같은 잠재 위험을 미리 줄이려는 예방 차원의 성격이 강하다.

디지털 서비스가 늘면서 은행 IT 투자의 범위도 고객에게 보이는 서비스에서 이를 떠받치는 DBMS·서버·운용체계(OS) 등 기반 시스템으로 넓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시스템별 지원 종료 시점을 미리 파악해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수명주기 관리'를 금융서비스 안정성의 핵심으로 보는 시각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디지털 서비스가 많아질수록 새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큼 기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원이 끝난 소프트웨어를 선제적으로 교체하는 것은 금융서비스 안정성과 보안을 지키기 위한 기본 관리 영역”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지원 끝난 DB 교체 나선다…보안·장애 위험 선제 대응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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