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55만→76만다발…2050년 중간저장·2060년 영구처분
내년 지자체 부지공모 본격화…주민투표 거쳐 최종 선정
![새울 3, 4호기 원전 건설 전경. 연합뉴스 [원자력안전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12/19/rcv.YNA.20251219.PYH2025121900160001700_P1.jpg)
정부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시설 부지를 2038년까지 확정하고 2050년 이전 중간저장시설, 2060년 이전 영구처분시설을 가동하는 국가 로드맵을 본격 추진한다. 국내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한빛을 시작으로 2030년부터 잇따라 포화될 것으로 예상돼 관리시설 확보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정부는 향후 30년간 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의 밑그림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의견수렴에 착수한다.
고준위방사성폐기물관리위원회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제3차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 초안을 마련하고 4일부터 23일까지 20일간 대국민 공람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기본계획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30년 단위 법정계획으로, 이번 계획의 적용기간은 2027년부터 2056년까지다.
핵심은 '5060 고준위 관리시설 적기 확보'다. 정부는 올해 부지조사계획을 마련하고 기본조사 후보부지를 도출한 뒤 2027년 지자체 공모 신청을 받는다. 2028년부터 기본조사에 착수해 2033년까지 마치고, 2037년까지 심층조사를 거쳐 2038년 이전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
부지선정 과정에는 주민 의견을 반영한다. 기본조사 후보부지 관할 시·군·구가 주민 의견 확인과 지방의회 동의 등을 거쳐 공모를 신청하도록 했다. 이후 기본·심층조사로 과학적 안전성을 검증한 뒤 관리시설 예정부지와 부지 경계로부터 5㎞ 이내 주변지역 관할 시·군·구에서 주민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를 토대로 고준위위원회가 최종 부지를 선정한다.
관리시설 확보에 속도를 내야 하는 배경에는 사용후핵연료 증가가 있다. 1978년 고리 1호기 도입 이후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상용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는 총 55만2478다발로, 우라늄 약 2만톤에 해당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원전 35기를 기준으로 향후 약 21만다발이 추가 발생해 누적 발생량은 약 76만2000다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이행 과정에서 무탄소 전원인 원전 활용 필요성이 커지는 것도 고준위 방폐물 관리 수요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았다.
문제는 원전 내 저장시설의 포화 시점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저장시설 포화율은 고리 93.4%, 한빛 86.0%, 월성 84.3%, 한울 76.1%다. 한빛이 2030년 가장 먼저 포화될 것으로 예상됐고 한울 2031년, 고리 2032년, 월성 2037년, 신월성 2041년 순으로 저장 한계에 도달할 전망이다.
정부는 중간저장시설이 가동될 때까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을 한시적으로 확충한다. 2027년까지 시설계획을 마련하고 2028~2029년 건설을 거쳐 2030년부터 운영하는 일정이다. 중간저장시설 운영이 시작되면 원전 부지에 보관된 사용후핵연료를 이전한다.
영구처분에 필요한 기술 확보도 병행한다. 태백에 구축하는 연구용 지하연구시설(URL)은 2030년부터 20년 이상 연구·실증에 활용한다. 총사업비는 5879억원이다. 최종 처분부지가 결정된 이후에는 해당 부지에 별도의 URL을 구축해 실제 지질조건을 반영한 장기 안전성과 처분시스템을 검증한다.
고준위위원회는 공람과 함께 16일 대구, 17일 부산, 18일 광주에서 지역별 설명회를 개최한다. 고준위 방폐물 관리사업과 부지선정 절차, 제3차 기본계획 초안을 설명하고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위원회는 공람과 설명회에서 제시된 의견과 관계기관 협의 결과를 반영해 기본계획을 보완한다. 이후 원자력진흥위원회 심의·의결과 국회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제3차 기본계획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