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국민 생명·안전과 관련된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할 때도 반드시 심사받도록 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3일 국무조정실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에서 '행정규제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이 심의·의결됐다. 지난 5월 12일 공포된 개정 행정규제기본법(11월 13일 시행)이 대통령령에 위임한 사항을 구체화한 후속 조치다.
핵심은 세 가지다. 먼저 생명·안전 관련 규제를 폐지·완화하려는 경우에도 규제영향분석을 하고 규제합리화위원회(위원장 대통령)의 규제심사를 거친다. 기존에는 규제를 새로 만들거나 강화할 때만 이 절차를 적용했다. 시행령은 대상 범위를 건축물·시설물, 교통, 산업현장, 생활안전, 식품, 보건·의료 등 안전 분야로 구체화했다. 국제기준에 비춰 규제 정도가 불충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 등은 '중요 규제'로 분류돼 면밀한 심사를 받는다.
둘째는 '사후규제영향평가' 법제화다. 이미 도입된 규제 중 사회·경제적 여건에 맞지 않거나 이해관계인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규제를 객관적·과학적으로 다시 따지는 제도로, 2023년부터 시범사업으로 운영해 왔다. 평가에는 규제의 집행 현황과 문제점, 목적 달성도와 수단의 적합성, 정책환경 변화에 따른 필요성과 적정성이 담긴다. 규제합리화위원회는 평가 결과의 보완이나 설명도 요청할 수 있다.
셋째는 신산업 분야 전략적 규제정비다. 위원회가 정비 대상 규제를 고르면 소관 부처가 규제의 필요성을 직접 입증해야 한다. 시행령은 국제기준에 비춰 규제 정도가 과도하거나 불합리한 규제를 대상으로 삼고, 90일 이내의 소명 기간을 정하도록 했다.
규제 개선에 공이 큰 공무원 우대도 강화한다. 특별성과가산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범위가 업무실적 상위 2퍼센트에서 상위 5퍼센트 이내로 넓어진다.
임기근 국무조정실장은 “이번 개정을 통해 국민의 생명o안전과 직결되는 규제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여 국민의 안전은 두텁게 보호하는 한편, 불합리한 기존 규제는 과감하게 개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게 되었다”면서 “풀어야 할 규제는 풀되 지켜야 할 규제는 지키는 규제 합리화를 통해 규제 개선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