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일렉트릭·효성·HD현대, HVDC·DC배전 기술 경쟁
두산에너빌리티, 10㎿ 해상풍력·380㎿ 가스터빈 선봬
김동철 사장 “전기가 국가 경쟁력”…기술·투자 연결 강조

인공지능(AI)과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전력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미래 전력망을 책임질 혁신기술이 광주에 총집결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주최한 '빛가람국제전력기술엑스포(BIXPO) 2026'가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개막했다. 올해로 11회째인 BIXPO는 '혁신과 가능성의 만남(Tech Innovation meets Possibility)'을 주제로 6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198개 기업이 참여해 전력 인프라부터 AI·디지털, 청정에너지까지 미래 에너지 기술을 선보인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개회사에서 “AI와 첨단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모든 경제활동이 전기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일렉코노미' 시대를 본격적으로 마주하고 있다”면서 “이제 전기는 산업을 움직이는 힘이자 국가 경쟁력 그 자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전시장의 핵심인 한전관에서는 'AI 가상 전력망(AI Virtual Power Grid)'이 눈길을 끌었다. AI와 디지털트윈 기술로 실제 전력망을 가상공간에 구현하고, 전력수요와 발전량 변화에 따른 계통 상황을 사전에 예측·분석하는 기술이다. 동적송전용량(DLR)은 기상조건과 전선 상태를 실시간 분석해 송전선의 허용전류를 탄력적으로 산정한다. '증용량 신전선'은 전선 처짐과 전력손실을 줄여 기존 송전망의 수송 능력을 높인다.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한 계통 안정화 기술도 전면에 등장했다. 계통형성형 인버터(GFM)는 배터리와 인버터를 결합해 전압·주파수 기준을 스스로 형성하고 가상관성을 제공한다. 에너지형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E-STATCOM)는 슈퍼커패시터를 활용해 주파수 변동을 억제하고 전압을 안정화한다.

글로벌 전시관에서는 차세대 송·배전 기술 경쟁이 펼쳐졌다. LS일렉트릭은 대규모 장거리 전력수송을 위한 전압형 HVDC 솔루션을 공개했다. 핵심 설비인 밸브 서브모듈(VSM)과 변환용 변압기를 소개하고, AI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800V 직류 공급 기술과 전력제어 시뮬레이션도 선보였다.
효성중공업은 AI·사물인터넷(IoT) 기반 전력설비 자산관리 솔루션 'AMOUR+'와 반도체 변압기(SST), 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STATCOM) 등을 전시했다. 양주 200㎿ 실증을 통해 국산화를 추진하는 HVDC 기술도 소개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세계 최초로 1㎿급 빌딩용 직류배전 설비를 상용화한 기술을 선보였다. 친환경 420㎸ 가스절연개폐장치(GIS)는 C4F7N·CO₂ 혼합가스를 활용해 절연가스의 지구온난화지수(GWP)를 기존 육불화황(SF6) 대비 98% 낮췄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내 최초·최대 용량인 10㎿급 해상풍력발전기와 대형 원전, 소형모듈원전(SMR), 380㎿급 대형 가스터빈을 선보였다. 10㎿급 해상풍력발전기는 70% 이상의 국산화율을 달성했으며, 독자 개발한 가스터빈은 AI 데이터센터와 산업단지의 전력수요에 대응할 발전설비로 제시됐다.
올해 BIXPO의 또 다른 특징은 기술 전시를 넘어 투자와 사업화를 연결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신설된 스타트업 투자관에는 에너지·전력, AI, 친환경 소재, 스마트산업 분야 유망기업 100개사가 참여한다. 행사 기간 투자자와 스타트업 간 200여 건의 일대일 미팅과 40여 회의 기업설명회(IR)가 진행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기술이 그 가치를 알아보는 투자를 만나고, 함께 성장할 동반자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시장을 만날 때 비로소 가능성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며 기술과 자본의 연결을 강조했다. 이어 BIXPO가 혁신기술의 투자유치와 판로 개척, 사업화로 이어지는 '가능성의 프리즘'이 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행사 기간 AI 대전환과 녹색 대전환, 미래 전력망 등을 주제로 총 46개 컨퍼런스 세션도 열린다. 한전은 BIXPO를 전력기술 전시·교류의 장에서 투자와 수출, 기술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글로벌 에너지산업 성장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광주=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