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하 나사) 소속 우주비행사들이 지구에서 수백㎞ 떨어진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우주 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나사 우주비행사 아닐 메논과 루크 딜레이니, 제시카 왓킨스 등 3명은 이날 ISS에서 전자투표를 통해 미국 중간선거에 참여했다.
메논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우주에서도 투표할 수 있다”며 “우주정거장에 있는 미국인 승무원 3명 모두 투표에 참여했다. 전자투표용지를 작성해 선거관리 당국에 안전하게 전송했다”고 밝혔다.
메논은 투표 과정을 소개하는 29초 분량의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그는 '투표 완료(I voted)'라고 적힌 스티커를 붙인 채 ISS 내부에 마련된 자신만의 간이 '투표소'를 소개했다.
그가 소개한 투표소는 ISS 내 개인 공간이다. 그는 “이곳에 있는 컴퓨터로 전자투표용지를 작성한 뒤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 전송해 투표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주비행사의 우주 투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미국에서는 1997년 텍사스주가 우주비행사의 투표를 허용하는 법률을 제정하면서 우주에서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같은 해 나사 우주비행사 데이비드 울프가 러시아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했다. ISS에 첫 승무원이 입주한 2000년보다 3년 앞선 시점이다.

우주에서의 투표는 지구와 우주정거장 간 통신망을 활용한 전자 방식으로 이뤄진다. 우주비행사는 일반적인 부재자 투표와 마찬가지로 신청 절차를 거친 뒤 ISS에서 전자투표용지를 작성한다.
작성된 투표용지는 나사의 추적·데이터 중계 위성 시스템을 통해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시험시설의 지상 안테나로 전송된다.
이후 텍사스주 휴스턴의 나사 존슨우주센터 관제센터를 거쳐 해당 지역 선거관리 담당자에게 전달된다. 투표 내용은 암호화돼 우주비행사 본인과 선거관리 담당자만 확인할 수 있도록 보호된다.
나사 우주비행사 대부분은 존슨우주센터가 위치한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에 유권자로 등록돼 있다.
한편 딜레이니와 왓킨스는 지난달 1일 스페이스X의 크루-13 임무를 통해 ISS에 도착했다. 메논은 이보다 앞선 지난 7월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ISS에 합류했다.
현재 ISS에는 이들 미국인 우주비행사 3명을 포함해 캐나다 우주비행사 1명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3명 등 총 7명이 머물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